CJ그룹, 플레너스 M&A나선 배경과 파장

온라인 석권 노린 승부수

CJ그룹이 KMTV 인수에 이어 플레너스 인수협상에 뛰어들면서 엔터테인먼트 M&A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CJ그룹의 플레너스 인수 추진은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지난주부터 관련업계와 증시의 최대 화두가 됐다. 성사될 경우 온·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빅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은 물론, 관련업계도 사상 유례없는 시장 재편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플레너스 인수후 CJ그룹의 온라인엔터테인먼트사업 방향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밑그림’ 전반이 뒤바뀔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인수 추진은 또 그동안 플레너스가 중국의 시나닷컴과 추진해온 ‘중국 게임포털사업 진출’ 계획의 재검토로 이어질 공산도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시장 아성 노린 듯=CJ그룹은 현재 CJ엔터테인먼트의 플레너스 인수 추진 외에 CJ미디어를 통한 벅스(구 벅스뮤직)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영화·게임·인터넷·음악 등을 모두 아우른 토털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의 성장목표에 확실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CJ엔터테인먼트(영화배급), CJ CGV(극장사업), CJ미디어(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 등 오프라인에 집중돼 왔던 사업 벨트를 온라인까지 확대해 전열 정비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플레너스의 인수 추진은 플레너스의 시네마서비스 사업부문을 통해 영화 배급 사업의 독점적 지위(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얻겠다는 것보다는, 그동안 미약했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확실한 진입을 위한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그룹 ‘재편’ 가능성도=플레너스든 벅스든 CJ그룹 계열사와의 M&A가 끝난 뒤에는 그룹의 전체적인 조직 개편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란 예상도 의미깊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영화와 음악사업부문으로 분리돼 있는 CJ엔터테인먼트와 CJ미디어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조직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변화는 CJ 전체 조직 개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CJ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사업 정비 및 조직 개편도 온라인사업에 확고히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방향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포털사업 기로 맞을 듯= 한편 CJ의 플레너스 인수가 게임포털 넷마블에 촛점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플레너스가 지난 2월 중국 최대포털 시나닷컴과 손잡고 오는 7∼8월경 중국에 정식 오픈키로한 게임포털사업이 CJ그룹에 의해 재검토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플레너스측은 일단 현지법인이 존재하는 한 큰 차질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게임업계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CJ그룹의 또다른 계산이 개입될 여지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으로서는 핵심사업인 넷마블의 핵심기술 및 운영노하우가 시나닷컴 측에 ‘24억원의 헐값에 팔리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플레너스의 CFO 송지호 전무는 “당시 플레너스와 시나닷컴간 합의와 사업추진 의욕이 일치했기 때문에 위약 규정은 따로 두지 않았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