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동안 준비한 대기업 시장 공략을 올해부터 시작합니다. 그 첨병이 이달 말 출시될 ‘오토캐드2005’입니다.”
다음달이면 남기환 오토데스크코리아 사장이 취임한지 만 4년이다. 오토데스크코리아는 지난 93년 지사 설립 이후 7년 동안 김일호 전 사장이 꾸려왔다. 김일호 전 사장이 한국오라클로 자리를 옮기면서 2000년에 지사 설립 원년 멤버인 남기환 이사가 내부 승진됐다. 짧으면 1년이고 길어야 3년을 넘기기 힘든 다국적 기업의 지사장이 11년 동안 단 2명이었다는 사실은 오토데스크코리아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물론 실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오토데스크의 기본 정신은 자유로움과 인본주의입니다. 명확한 비전이 있다면 본사에서도 지사를 믿고 지원해줍니다.”
남기환 사장은 대기업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오토데스크코리아가 국내 패키지 캐드 제품 시장에서는 따라올 상대가 없을 정도로 독주하고 있지만 대기업 시장에서는 아직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협업 솔루션 시장에서는 IBM이나 PTC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남기환 사장은 이 구도를 깨뜨릴 무기로 ‘오토캐드2005’를 소개한다.남 사장은 “오토캐드2005는 한 마디로 오토데스크 전략의 뿌리인데 이를 기반으로 각종 산업별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오토캐드2005에 제조업 모듈을 붙이면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솔루션이 되고 건축이나 토목 모듈을 더하면 시설물주기관리(ILM) 솔루션으로 부가가치를 더한다. 올해 말까지 각 산업별 솔루션에 필요한 모든 모듈을 갖출 예정이다.
이 가운데 남 사장은 ILM 솔루션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 사장은 “ILM이 필요한 이유는 네트워크나 전력 등 사회적 인프라가 늘어날수록 위험관리와 비용절감의 중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ILM 솔루션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채널도 소수 정예로 재편했다. 4년 전에는 채널이 80개에 달했는데 이제는 고객지원과 기술력을 두루 갖춘 30개로 줄였다.
대기업 시장 공략과 더불어 남기환 사장이 밝힌 또 하나의 과제는 캐드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1위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미 중공업, 토목, 건축, 반도체 장비 등의 분야에서는 오토캐드가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이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제조업에 달려 있습니다.결국 생산성을 향상시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그 방안을 오토데스크코리아가 줄 수 있습니다.”
대기업 공략과 산업별 1위 고객 확보라는 두 가지 전략을 통해 남 사장은 올해 작년 대비 15%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