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정부의 ‘MP3폰 저작권 문제 최종 합의’ 공식 선언과 함께 고비를 넘기는 듯했던 MP3폰 문제가 다시 혼란에 빠져들었다. 같은 날 저녁 LG텔레콤이 ‘무료음악은 충분히 낮은 음질로 재생하되 유예기간(2개월) 동안은 음질제한 없이 72시간 동안만 제한재생한다’는 최종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본지 4월 3일자 인터넷판 참조
정부는 우선 LG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이해 당사자들과 MP3플레이어 업체, 소비자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를 발족기로 했지만 MP3폰 단독출시로 저작권 논란의 중심에 있던 LG텔레콤을 배제하고는 협의체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참여기회를 열어놓겠다는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저작권과 임원선 과장은 “최종안보다 불리했던 ‘48시간 재생 허용’안에도 동의했던 LG텔레콤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면서도 “LG텔레콤의 참여를 정부가 굳이 막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원권리자들은 물론, 같은 이동통신 업계조차도 LG텔레콤의 막판 돌출행동을 곱게 보지 않고 있어 문제다.
당장 음원제작자협회는 LG텔레콤에 음원 공급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통사와 제조사들 역시 “우리는 양보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LG텔레콤이 협의체에 무혈입성하겠다는 것은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어 LG텔레콤이 협의체에 참여할 경우 마찰이 빚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줄곧 LG텔레콤의 정책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던 LG전자가 최종안에 동의한 것도 논란거리다. LG전자의 동의는 곧 향후 출시할 단말기에 ‘무료음악의 72시간 제한재생 기능’을 탑재한다는 의미로 제조사가 제한한 기능을 이통사가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무엇보다 최종 합의안 발표와 함께 KTF와 SK텔레콤의 MP3폰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무료 음악파일의 무제한 재생이 가능한 LG텔레콤 MP3폰보다 소비자 반응이 떨어질 경우 이통사들이 언제든지 정책 변경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은 자칫 지금까지의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