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컨설팅]
직장과 창업 사이
/인크루트 헤드헌팅 사업부 이임숙 컨설턴트(islee@incruit.com)
IT솔루션 업체인 A사에서 일본관련 비즈니스를 담당할 마케팅인력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다. 쟁쟁한 경력의 여러 후보자를 놓고 고심하던 그 기업은 의외의 인물인 C씨를 선택했다. 일본현지에서의 창업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A사 인사담당자는 “녹녹치 않은 일본 비즈니스 환경에서 C씨의 창업 경험이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면서 “창업을 했던 사람으로서 조직운영력과 수익창출력이 큰 장점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그 후 3년, 필자가 종종 A사로부터 신뢰어린 말을 들을 만큼 C씨는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으며, C씨 또한 앞으로 10년 후 다시 한번의 창업을 남몰래 꿈꾸곤 한다고 말한다.
직장생활에 회의가 느껴질 때, 조직에 대한 여러 번민들이 분출될 때 직장인들은 로또를 꿈꾸듯 창업을 꿈꾼다. ‘성공 가능성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비즈니스와 접목시켜 창업으로 이어나가는 것’은 이제 넥타이를 맨 샐러리맨들이 한번쯤 꿈꾸고 도전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창업이 늘 성공적이지만은 않아서, 불과 몇 년 사이 이력서에 한 줄을 장식하는 창업의 경력을 갖고 다시 취업 전선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많다. 때문에 창업의 마지막 단계는 ‘사업을 접고 다시 컴백했을 때 환영받을 수 있는 회사를 점찍어 두는 것’이라고 얘기하는지도 모른다.
사실 창업의 경험이 있던 사람은 기업에서 환영받기 힘들다. 구멍가게라도 ‘사장님’소리를 듣던 사람이 남의 밑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C씨의 경우도 ‘일본에서의 마케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지만 취업을 위해 약 1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따라서 창업을 할 때는 비슷한 업종이나 직종으로 도전, 경력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좋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때 자신의 장점과 전문성이 계속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다.
또한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다면 창업의 경험을 통해 얻은 장점과 노하우-비즈니스마인드, 리더십 등을 충분히 어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창업 시 얻은 이러한 장점은 조직을 관리하는 책임자, 임원급으로 이직할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게 된다면 창업 시 얻은 자신의 장점과 노하우를 어필해보는 건 어떨까? 조직을 관리한 경영자로서의 능력이나 업계의 동향에 대한 발빠른 소식과 네트워크 그뿐 아니라 수익 창출에 대한 감각 등. 비록 실패의 쓴 잔을 마시긴 했으나 창업으로 얻는 교훈은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냉엄한 비즈니스 세계를 맛본 사람으로서 이제 큰 조직 안에서 경험을 충분히 살리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다면 ‘언제든지 나갈 사람’이라는 뜨내기 직장인이 아닌 진정한 프로로서의 모습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