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께 일본의 벤처기업 주식시장인 ‘마더스’에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상장 1호가 탄생할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노무라 증권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을 상대로 마더스에 상장할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라 증권은 지난 2월부터 크리스탈지노믹스·바이오니아·바이로메드·툴젠 등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기술력 평가를 마치고 2∼3개 기업을 내년 중반께 일본 마더스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이중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사진)를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분류, 내년 중반 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바이오벤처기업 최초로 일본 마더스 진출할 경우 매출 부족으로 코스닥 등록에 어려움을 겪어온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기술력을 평가받아 재원을 확보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조중명 사장은 “코스닥은 매출을 내기 힘든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기업이 진입하기에 장벽이 너무 높아 관련 벤처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며 “일본에서 바이오 붐이 일고 있는 것과 함께 마더스가 회사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무라증권이 회사를 네차례 방문했으며 노무라의 초청으로 일본에서 열린 바이오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기도 했다”며 일본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조 사장은 “노무라 증권은 크리스탈지노믹스 외에도 국내 기술력이 있는 바이오벤처기업의 마더스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더 많은 바이오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수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 설립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구조기반 신약 발굴 바이오 기업으로 비만·당뇨·치매와 같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질환 치료제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비아그라를 비롯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체내 작용원리를 세계 처음으로 규명해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소개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바이오벤처 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큐비아 정성욱 사장은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일본 진출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바이오벤처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벤처 캐피탈들도 새로운 투자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일본에서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시장 진출이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본 마더스는 고성장 주식의 거래를 위해 도쿄증권거래소가 개설한 시장으로 일본과 외국의 우량 벤처기업을 유치하자는 취지로 지난 99년 11월 설립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