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눅스 시장을 가다]"동북아 리눅스메카 건설" 대륙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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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한·중·일 정보통신 관련 국장이 모인 자리에서 장치 중국 신식산업부 전자신식산품관리사장은 좌중을 압도하는 목소리로 “리눅스는 중국 정보통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이며 중국의 발전에 근간이 되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북아를 리눅스시장의 메카로 육성키 위한 공동사업에서도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도 강하게 내 비췄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리눅스 시장의 증가율은 매년 40%에 달한다. 그 결과, 2002년 630만달러에 불과했던 리눅스 관련 매출은 오는 2007년에 387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매년 10∼16만대씩 증가하는 서버 시장에서도 리눅스는 10%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기리눅스· 불루포인트· 터보리눅스 등 대형업체를 비롯해 지역별 자치연구소 등을 합하면 리눅스 관련 업체 및 기관 수는 사실상 헤아리기 힘든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 강력한 정부의 지원 = 중국은 세계에서 리눅스에 최대 지원을 부여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2년, 북경 소프트웨어산업촉진센터는 북경시 과학기술위원회 지원아래 18개 리눅스업체 및 연구소의 100여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데스크탑 리눅스 OS시스템 성능 최적화과제’를 추진했다. 또 같은 해 6월에 개최된 9기 전국인민대표회의를 통해 중국정부는 공공부문 조달시 반드시 자국의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것을 명문화했다.

 이같은 국가적 지원을 기반으로 홍기리눅스는 2002년 북경시 소프트웨어구매사업에서 전년에 이어 또다시 입찰에 성공함으로써 중국 리눅스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과기부와 중국 신식산업부가 공동 주최한 ‘리눅스 소프트웨어 응용추진 세미나’에서도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전자정부 건설에 리눅스를 우선 채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중국 정부는 소프트웨어 발전기금에 리눅스 전문기금을 개설, 제품의 연구개발·응용개척·표준체계·구축 등을 지원하는 한편 교육분야에도 리눅스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해적판 소프트웨어에 대한 단속 조치도 리눅스 제품군의 발전을 촉진하는 한 요소다.

 더욱이 최근에는 새로운 ‘정부 구매법’을 만들어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토록 해 리눅스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리눅스관련 프로젝트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게 중국 신식산업부측 설명이다.

 ▲거대기업 중국 리눅스 시장 앞다퉈 진입 = 대형 외국업체들의 중국 리눅스 시장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신식사업부와 HP는 북경에서 국가소프트웨어 공중서비스플랫폼 리눅스 소프트웨어 실험실을 공동 구축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 실험실을 통해 중국 신식산업부는 중국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및 기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HP는 향후 3년간 리눅스서버 플랫폼에 2억위엔 상당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장비 및 기술지원을 제공키로 했다.

 또 지난해 6월 북경 중관촌에 위치한 상지소프트웨어단지에는 IBM 리눅스솔루션협력센터가 설립됐다. 이 센터를 통해 중국은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 보다 많은 응용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최근 델사도 중국시장에서 홍기리눅스 운영체제를 데스크탑PC, 노트북과 워크스테이션 등 클라이언트 분야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리눅스를 이끄는 기업들 = △홍기리눅스(Redflag) : 중국 대표 리눅스 업체인 홍기리눅스는 2000년 6월 중국과학원소프트웨어연구소와 뉴마진벤처캐피탈에 의해 공동 설립됐다. 홍기는 리눅스 OS와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데스크탑, 서버, OS, 보안, 임베디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홍기는 약 4백만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산소프트(Kingsoft) : 금산소프트는 1988년 설립된 개인·기업용 WPS오피스, 보안, 데스크탑용 응용 SW 개발업체다. 1998년 연상그룹이 지분을 참여했고 2002년 CMM 레벨l2를 취득했다. 전국적인 판매망과 해외에 많은 대리점을 가지고 있으며 OEM방식으로 연상·방정·동방·TCL·IBM·델·HP·노키아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공창공개소프트(Co-Create) : 2001년 3월 임베디드리눅스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창공개소프트는 현재 데스크탑 OS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자정부를 위한 솔루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체 인원 132명 가운데 리눅스 개발인력으로 56명을 확보하고 있다.

 △북경소프트웨어촉진센타 : 북경소프트웨어촉진센터는 북경시과학위원회에 소속되며 북경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2000년 10월 설립됐다. 이곳에서는 북경의 소프트웨어 촉진사업을 구체적으로 담당하며 소프트웨어산업을 발전하기 위한 정부의 보조 해결기구로 정부와 소프트웨어 기업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서생전자 : 서생전자는 패스워드보안, 디지털저작관련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서생전자의 공문전송시스템을 90%이상의 클라이언트들에게 인정돼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전자정부건설의 주력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뷰-크리스자오 홍기리눅스 사장

 “한중일 3국의 리눅스 전문업체가 공동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계획입니다”

 중국 최대 리눅스 전문업체인 홍기리눅스 크리스자오 사장은 최근 한중일 3국의 정보통신 관련 국장이 공개SW에 대한 공동개발에 합의함에 따라 3국간 리눅스 개발업체와의 본격적인 협력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첫번째 협력 프로그램으로 한중일 3국의 리눅스 대표업체들이 공동으로 배포판을 개발해 각 국에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자오 사장은 “이미 일본은 미라클리눅스와 협의를 마쳤으며 한국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지만 이미 2개 리눅스 전문업체를 두고 최종 선정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이 달 중으로 최종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비는 각자 부담하고 배포판이 개발되면 각 나라에서 독자적으로 판권을 가지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에 따른 사후관리는 북경의 기술진원센터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같은 협력 사업을 통해 ‘아시아눅스’라는 공동브랜드로 신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각국 업체들이 이미 확보한 애플리케이션을 공동 활용할 수 있어 전체 개발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 정부의 신식산업부, 과학기술부, 북경시, 국가발전위원회 등 총 4개 기관으로부터 리눅스 개발에 대한 자금을 직접 지원 받는 등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리눅스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와 리눅스 사후관리에 대한 기술력이 있는 업체를 추가로 접촉해 협력관계를 맺을 계획이라고 크리스자오 사장은 덧붙였다.

◆중국 리눅스 발전의 제약요소

 ▲편중된 정부지원 = 중국 정부의 리눅스지원은 일부 업체에 대해서만 정책적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업체간 편중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교육분야를 제외한 기타 업계의 리눅스 보급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리눅스 수요고객 그룹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제품과의 질 차이 = 중국의 리눅스는 해외 리눅스와 비교할 때 한 단계 떨어진다. 해외 리눅스를 국내 리눅스의 기초기술로 취급해 리눅스산업을 촉진하는 것은 중국 리눅스산업의 감춰진 폭풍이라는 지적이다.

 ▲낮은 보급률 = 중국리눅스 OS시스템은 MS의 윈도와 비교가 안되며 이는 근본적으로 중국 리눅스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로 중국의 홍기와 중연의 리눅스는 무료 다운로드서비스를 제공하나 리눅스 동호회에서는 설치 및 사용과정에 대한 많은 불만을 토로한다.

 ▲인재부족 = MS는 이미 ‘장성계획’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유명대학과 소프트웨어학원의 과정설치·교재개발·교사훈련·실습과정을 통제하고 있다. 반면 리눅스업체와 대학이 협력하는 과정에서 리눅스 업체는 자체 기업의 제품에만 관심을 가지고 기본 지식에 대한 교육은 소홀하다.

 ▲애플리케이션 보급의 어려움 = 중국의 경제환경을 고려하면 저가의 솔루션이 리눅스 업체의 강점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장가격은 그리 낮지 않다. 중국 정보화시장은 대량의 신규 프로젝트가 존재하지만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보급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저렴한 시장전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표준 문제와 서비스의 낙후, 소스 공개 등도 중국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