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 시장 뭉치면 강해진다

`훈풍`… 500억여원대 시장 기대

인텔이나 AMD와 같은 범용칩 기반의 소형 서버를 대량으로 연결해 고성능 컴퓨터(HPC)를 대체하는 클러스터 시장이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린다.

 아이테니엄 및 옵테론과 같은 고성능 64비트 범용칩의 등장과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SW) 육성정책과 맞물려 클러스터가 HPC에 국한되지 않고 유닉스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클러스터 시장은 지난해 대비 두배 가까이 성장한 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정부의 리눅스 지원정책 확산 정도에 따라서 1천억원대 시장 규모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기상연구소 등 프로젝트 ‘풍성’=이미 널리 알려진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도입 프로젝트 이외에 올해 예상되는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많다. 10테라플롭스 규모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와 기상연구소, 현대자동차, 삼성종합기술원 등이 우선 손 꼽힌다.

 기상연구소가 구축할 시스템은 오는 2008년 국내 처음으로 올리는 기상전용 위성으로부터 추출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슈퍼컴퓨터다. 업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연구소는 올해 시범용으로 클러스터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한 후 2008년 본 가동을 위한 대규모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예산 규모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위성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용도를 고려할 때 적지 않은 규모의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체들은 본 게임에 잎선 사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256 노드의 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조만간 150 CPU 규모의 클러스터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디자인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닉스 및 워크스테이션 기반의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앞단부터 소형 서버 기반의 클러스터로 바꾸는 등 단계적인 서버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관련 비즈니스가 계속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클러스터 기반의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한 국립환경연구원도 올해 추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도 현재 유닉스 서버 기반의 슈퍼컴퓨터를 교체하는 프로젝트 외에 별도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호그룹 슈퍼컴퓨터 센터는 내년 시스템 교체를 앞두고 올해 소규모 클러스터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고 클러스터 기반으로 시스템을 교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리눅스 지원책, 클러스터 확산 기폭제=클러스터 업계에서는 HPC 영역에서 예상되는 이같은 프로젝트 외에도 민간 기업의 움직임과 정부의 리눅스 지원 정책에도 주목하고 있다. 클러스터 기반의 HPC 시장은 애플리케이션의 특성상 윈도보다는 리눅스 사용이 앞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최근 리눅스 확산과 맞물려 기업용 시장의 대형 유닉스 서버 인프라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핵심 솔루션인 DBMS 분야의 한국오라클이 리눅스 기반의 DB 클러스터를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클러스터 시장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공개SW 활성화 방침도 클러스터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지난해 강원 지역에서 리눅스 기반의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현재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 기획예산처와 예산배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진흥원의 관계자는 “정확한 예산을 밝힐 순 없지만 정부 프로젝트의 30% 정도는 리눅스 기반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예산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