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통신용 전파는 부산에서 쏘아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파통신 시발점은 부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진용옥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파발사는 지난 1900년 주한일본공사관의 방침에 따라 무선전 허가신청을 받아 수행한 것이 최초”라면서 “부산 영도가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진 교수가 그동안 주장해 왔던 1904년 광제호 진수를 기점으로 한 ‘인천첫전파발사설’을 뒤집는 것으로 시점도 기존에 비해 4년 이른 것이다.
한국 전파발사 100주년을 기념, 전파통신 시발점을 찾아 우리나라와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해 온 진 교수는 “1900년 당시 일본은 절영도 또는 부산거류지 북방 등 연해 항구근처 19개소에 무선전을 허가했고 실제 제국신문이 이 때 무선전보 시험이 있었다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1904년 6월 15일 전파통신설비가 탑재된 군함 광제호가 진수됐고 이듬해 5월 러·일 해전에서 일본이 승리를 거둔 것도 이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일본은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로부터 7일 지난 9월 5일에 인천 월미도에서 광제호간 무선 공중업무를 개시해 왔고 지금까지 이날이 전파시발 시점으로 인정받아 왔었다.
그러나 진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 “전파시발시점이 광제호 진수시점인 1904년 6월 15일이나 일본 해군성이 한반도 연해 각항에서 무선 전보를 시험한 1900년 4월 17일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ITU가 공인한 최초 전파발사 연도가 1885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도 이에 못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며 “따라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IT강국’이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진 교수는 부산 영도에 ‘전파시발 기념비’를 건립하거나 전파산업단지와 해양전파통신센터를 두어 영도를 한국 전파 시발지점으로 기념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영도 봉래산 정상에 우주등대를 건립해 우주에서 오는 미지의 전파신호를 받아들이는 SETI와 반대로 ‘우주로 신호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사업 등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