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6일을 기해 대리점에 공급하는 D램 출하가격을 18%까지 대폭 인상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무진전자·미래전자·삼테크·위디츠 등 반도체 대리점에 공급하는 D램 모듈 가격을 256Mb, 333MHz 기준으로 5만1000원(43달러)에서 6만원(53달러)으로 18% 가량 올렸다. 부가세와 대리점 마진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 인상폭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세계 주요 D램 업체들이 130나노에서 110나노로 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율이 불안정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안정권에 진입하면서 D램 양산에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더구나 삼성전자 가격인상분이 시장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고, HP·델과 같은 세계적인 PC제조사도 D램 매입을 멈추지 않고 있어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관련, 유통업계는 D램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조정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추가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의 가격인상 조치 이후 유통가에서는 투자회수 목적으로 그동안 사재기했던 물량을 풀고 있는 반면 추가 사재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 부담을 느껴서인지 풀리는 물량보다 사재기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며 가격조정세를 전망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현물가가 계속 올랐고, 이 가격이 고정거래가에도 영향을 많이 미친 만큼 이번 이상으로 추가적인 가격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수요에 비해 공급량 자체가 워낙 부족해 앞으로도 당분간 가격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예전에는 하루에 500∼1000원씩 등락이 있었으나 지금은 3000∼4000원 단위로 크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해 조정장세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