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사상 최대규모의 기업공개를 앞둔 미국의 검색서비스 업체 구글이 1기가 바이트(GB)에 달하는 대용량 무료 메일 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국내 포털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N)가 자사 고객을 지키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가운데, 다음커뮤니케이션, NHN, 플레너스 등 국내 포털업체들도 기본 서비스인 메일 이용자들의 이탈 가능성을 염두에 놓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용량 무료 메일 성공 가능할까=구글은 이달 초 개인별로 1GB 저장용량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메일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며, 1000명의 시범운용단을 모집했다. 이 정도 용량이라면 최대 50만 페이지의 e메일 저장이 가능해 광고 메일이 아무리 쌓여도 지울 필요가 없는 획기적인 서비스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구글은 이 서비스에 소요되는 엄청난 규모의 스토리지 비용을 텍스트 광고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용자들의 검색 결과를 이용해 관련 광고 메일을 보내겠다는 것. 이 때문에 사생활 침해 논란과 시범 운용단 중 일부가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메일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들이 거의 출시돼 있어 보안과 용량 정도만이 차별화 가능해 구글의 서비스는 우려 요인이 아닐수 없다는게 포털업계의 시각이다.
◇세계 포털업계 움직임=구글의 대용량 무료 메일 서비스 실시 선언으로 미국은 이미 메일 용량 전쟁에 불이 붙었다. 구글에 이어 매킨토시 애호가 대상의 웹호스팅서비스 업체 스파이맥닷컴도 e메일 용량을 1GB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힌것. 현재 야후, MSN 등이 10∼50달러까지 부과하는 유료 메일 서비스 용량은 1GB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야후는 구글에 맞불을 놓는다는 ‘한판 붙자’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야후 코리아 메일서비스 담당 박세헌 과장은 “구글은 ‘야후 메일 이용자의 30%만 빼앗아가도 성공’이라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며 “한국은 테스트 마켓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구글이 한국에서도 같은 서비스에 나선다면 야후코리아도 맞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MSN코리아를 운영하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는 구글 메일 사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구글, 야후, MSN이 3파전에 돌입한 만큼 적극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토종 포털들, ‘지켜보자’=다음커뮤니케이션, NHN, 플레너스,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업체들은 구글이 국내 시장에 미칠 파장들을 예상하는데 분주하다. 긴장은 늦추지 않으면서도 아직까지는 대용량 메일 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다음은 구글 서비스가 포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사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메일의 용량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의 1GB 무료 서비스는 경계 대상이 아닐수 없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 네티즌의 메일 선택 기준은 용량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대이동을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최대 메일 용량인 100메가바이트(MB)를 제공하는 플레너스도 크게 긴장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현재 메일 용량 수준이면 개인이 불편없이 쓸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서비스 업체를 옮길 이유가 있겠느냐는 판단이 깔려 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