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업계가 유지 보수료의 유료화와 함께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백신업체들은 그동안 유명무실하던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정비해 고객의 요구 사항에 따라 내용을 세분화해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또 신종 바이러스의 발견에서 감염 방지, 피해 복구에 이르는 모든 바이러스 방지 서비스를 아웃소싱 형태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가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는 백신만으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들어 짐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될때마다 기존 백신 패키지 구매 고객들에게 이를 퇴치하는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밖에 없게 되자 백신 업체들이 이를 서비스 모델로 만들어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백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악성 바이러스가 하루걸러 하나 꼴로 나오면서 인력 투입이 많아지고 이는 백신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백신업계가 제품 판매와 별도로 서비스 비용을 받는 방법으로 수익성 문제가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내년부터 제품 가격에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판매 계약서의 약관을 수정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철수 부사장은 “원래 올해부터 유지보수 서비스 비용을 약관에 넣으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내년으로 미뤄졌다”며 “경쟁 업체의 행보와 상관없이 서비스 유료화를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와 함께 최근 출시한 바이러스사전차단서비스(VBS) 사업을 국내외에서 강화할 예정이다. 신종 바이러스의 초기 피해를 최소화하는 이 서비스는 연간 계약 형태로 제공된다.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고객지원을 포함한 모든 유지보수 서비스 유료화를 빠르면 이달 말부터 도입, 단계적으로 확대해 상반기 중에는 전면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과거에는 백신 고객 모두에게 무제한에 가까운 고객 지원을 제공했는데 이를 수준에 따라 세분화했다. 기업 고객은 연간 계약 형태로, 개인 고객은 전화 결제 등을 통해 비용을 받을 계획이다.
하우리는 또 기업의 모든 바이러스 방지를 아웃소싱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비용은 단순히 컴퓨터 숫자에 따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컴퓨터의 중요도에 따라 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대표 함재경)도 개별 백신 판매에서 바이러스 방지 아웃소싱 서비스인 ‘EPS’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 이 서비스는 10분 내에 초기 바이러스 대응 및 45분 내에 바이러스 피해 완전 복구를 골자로 한다. 연간계약 형태로 비용을 받으며 만일 고객에게 바이러스 피해가 발생하면 서비스 비용의 일부를 되돌려 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