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이중 부담" 반발

TV홈쇼핑 `정액 수수료`도입 확대

TV홈쇼핑 사업자들이 지난 해 말부터 ‘위탁 수수료’방식 수익 정산 프로그램에 일정액을 미리 납부하는 ‘정액 수수료제’ 도입을 확대해나가자 협력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정액수수료 선납 규모는 시간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시간 당 1000∼2000 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간배정에따라 협력사들이 미리 일정액을 납부하는 ‘정액 수수료’ 제를 혼합한 새로운 수익 정산 프로그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해 뉴질랜드 관광청과 공동으로 벌인 관광 상품과 관련해 수수료와 정액제를 혼합한 제도를 처음 시행했던 현대홈쇼핑은 내달부터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현대 측은 "여행상품 등 홈쇼핑 입장에서 매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품에 관해서는 시간 대에 따라 정액 요금을 부과하고 수수료를 매기는 방식을 시범 운영했다."라며 "5월 말부터 상품 편성을 새로 해 이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홈쇼핑도 올 초 프랜차이즈나 경호 상품 등 일부 서비스 상품에 대해서 혼합 정산 제도를 도입했으며 농수산홈쇼핑도 가전·컴퓨터와 같이 다른 상품 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대해 혼합 정산 제도를 시행 중이다. 선발업체 중에서는 LG홈쇼핑이 올 초 론칭한 보험 서비스 상품과 관련해 해당 업체와 협의를 통해 이 제도를 진행 중인 등 대부분의 홈쇼핑 사업자가 일부 상품에 대해 혼합 정산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이에 대해 납품업체들은 고정 수수료에 이어 정액제까지 추가하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납품업체들은 기존 고정가 방식의 수수료율에 선납 방식의 정액제를 추가하는 것은 모든 책임을 협력업체에 떠 넘기겠다는 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에 가전과 컴퓨터 제품을 공급하는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시장이 크게 위축돼 가뜩이나 수수료율이 낮아지고 새로운 유통 채널을 개척하기도 쉽지 않아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는 상황" 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홈쇼핑 측은 무형의 서비스 등 높은 판매 고를 장담할 수 없는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판매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혼합 수수료 제도를 도입했다며 특별히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TV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나 수익률이 아주 낮은 상품 등 시간 대비 효율이 나지 않는 상품일 경우에는 홈쇼핑 업체에서도 수수료 만으로 방송을 진행하기는 무리가 있다." 라며 "이 때문에 해당 제조업체나 벤더와 협의를 통해 위탁 수수료와 정액을 혼합하는 대신에 상대적으로 수수료 율을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