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서버시장 혼전

유닉스진영, 리눅스·윈도 성장 고민되네

유닉스 진영이 윈도와 리눅스 세력이 확산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인텔이나 AMD와 같은 범용칩 기반의 서버가 MS 윈도와 더불어 유닉스 로엔드 시장을 잠식해 들어온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윈도는 이제 64비트 기반으로 탈바꿈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제는 여기에 리눅스까지 가세했다.

 특히 주요 유닉스 서버 업체들은 윈도에 비해 성장이 더디던 리눅스 마저 올들어 정부의 공개소프트웨어 육성책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세 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굵직굵직한 수요처 일부에서 리눅스를 시범적으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것은 물론, 세계 유수 독립솔루션업체(ISV)들도 리눅스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유닉스 윈백 전략의 선두에 서있는 한국MS는 아예 올해를 ‘유닉스 시장 공략의 해’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업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었으며 그 성패는 유닉스 진영과의 승부, 그 중에서도 솔라리스 시장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 지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손영진 한국MS 신임 사장의 포부가 이를 뒷받침한다.

 ◇리눅스의 괄목할만한 성장=이달 중 리눅스 기반으로 새로 가동에 들어가는 포스코의 엔터프라이즈 포털(EP)은 23대의 IBM유닉스 서버가 인텔 제온칩 기반의 IA서버와 리눅스 기반으로 교체됐다. 7월 재가동을 목표로 착수된 포스데이타의 ERP시스템 역시 HP 유닉스 서버를 10여대의 아이테니엄 기반의 리눅스 시스템으로 대체한다. 중형급 유닉스 서버에서 운용돼던 공군 전쟁게임시뮬레이션용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는 리눅스 기반으로 RFP가 나올 것이 유력하다.

 이처럼 과거에는 당연히 유닉스 기반으로 발주돼던 프로젝트들이 리눅스나 윈도로 바뀌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자 유닉스 업체들은 긴장감을 더 하고 있다. 특히 현재 강원도 지역 한 곳만이 진행되고 있는 리눅스 시범 사업이 올해 전국 단위로 확산될 것인지, 또 ‘공공기관 공개SW 적용’ 등이 공론화돼 나타날 경우 예상했던 것 이상의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거세지는 윈텔의 공세=‘윈텔’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통적인 유닉스의 텃밭인 대기업에서 윈도의 윈백 바람이 거세다. 삼성전자는 최근 SCM 시스템 일부를 IBM 유닉스 서버에서 윈도 기반의 아이테니엄 서버로 대체했다. KT는 올해 말 완료 예정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젝트를 윈도 서버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젝트를 윈도서버2003과 SAP의 ERP 솔루션, 그리고 SQL 서버의 조합으로 구축하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지난 3월 말 ERP 프로젝트를 완료했는데 기존 유닉스 기반의 서버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윈도서버2003으로 플랫폼을 교체했다. 또 유닉스 시스템을 사용하던 농수산홈쇼핑과 인하대학교도 각각 전자상거래 구축 프로젝트와 전자문서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윈도서버2003 기반으로 구축했다.

 ◇대안은 멀티OS전략=한국HP·한국IBM·한국썬·한국후지쯔 등 주요 서버 업체들은 기업별 편차는 있으나 리눅스나 윈도 세 확산을 준비해왔다. 윈도의 경우 일찌감치 ‘윈텔’ 진영이란 이름이 나올 정도인 만큼 IA 사업에 대한 비중은 적지 않다. 여기에 최근 64비트 아이테니엄과 이를 지원하는 64비트 윈도서버2003이 나오면서 이미 이 시장에 너나할 것이 동참하고 있다.

 한국IBM은 올 초 ‘리눅스 온 파워’라는 전담팀을 만들며 메인프레임부터 i시리즈(AS400) 등 전 기종에 리눅스 지원전략을 가동해오고 있다. 또 이머징 마켓에 해당되는 아이템을 묶은 전략컴퓨팅팀에서는 그리드·리눅스·딥컴퓨팅 등 리눅스가 많이 사용되는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 대한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64비트 인텔 칩인 아이테니엄을 차세대 칩 전략으로 구사하고 있는 한국HP 역시 ‘hp-ux·윈도·리눅스’ 등 아이테니엄 플랫폼부터는 ‘멀티 OS’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썬도 ‘솔라리스 기반의 리눅스’를 강조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절대 타협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MS와도 화해 무드를 형성해가고 있다.

 ◇유닉스와 MS, 리눅스의 예상되는 혈전=앞으로 ‘윈도-리눅스-유닉스’간 경쟁 구도는 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시장에서 리눅스나 윈도의 필요성이나 성장성이 인정되지만 시장에서 유닉스와 기타 OS와 차별성이 분명 존재하는 만큼 영역을 넓히기 의한 플랫폼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진홍 한국IDC 연구원은 “2005년이면 국내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에서 리눅스의 시장점유율이 두자릿 수에 육박, 유닉스를 위협할 것이라는 2000년초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유닉스와 윈도, 여기에 리눅스까지 가세한 플랫폼 경쟁은 다운사이징 열풍 이래 IT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