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코닝이 1년여에 걸쳐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한 면(面) 광원기술을 두고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면광원이 상용화될 경우 LCD산업은 물론 관련부품산업에도 적지 않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코닝이 각각 LCD TV와 LCD용 백라이트유닛(BLU)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반면 LG필립스LCD 등 LCD패널 경쟁사들과 기존 BLU업계, 나아가 도광판·시트·CCFL업체들은 이번 면발광 BLU 기술의 파괴력 측정에 나서는 한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CD TV,대형 LCD 분야에 직격탄=면발광 BLU의 적용범위가 30인치 이상의 대형 LCD TV용 패널에 주로 적용돼 대형 LCD패널과 이를 채용하는 LCD TV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그러나 노트북이나 모니터관련 시장에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은 CCFL 램프 업체들과 도광판, 프리즘시트 등 BLU 소재 업체들이다. 삼성전자측은 “이번 면발광 BLU는 도광판이 필요치 않은데다 2장이 사용되는 프리즘 시트도 1장만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내업체가 주축인 도광판 분야와 3M이 독점하는 프리즘 시트부분에도 일정 영향이 예상된다. 면발광을 이용할 경우 대형 TV용 CCFL 수요가 예상만큼 활성화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LCD TV용 광원 신기술로 도입되고 있는 외부전극형광램프(EEFL)도 존립 근거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TV용 CCFL라인을 잇달아 증설하고 있는 금호전기, 우리전기, 해리슨도시바라이팅코리아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품·소재 업계 대책마련 부심=LCD TV와 관련된 부품·소재·BLU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면발광 BLU는 모듈 조립은 물론 생산부터 자동화가 용이한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희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존 BLU업체들은 빈번한 모델 교체와 패널업체들의 물량 나눠주기로 인해 자동화 라인조차 구축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 업계는 자동화를 통한 기존 BLU 가격경쟁력 향상과 대응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다. 해리슨엔지니어링의 한 관계자는 “CCFL과 인버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U자관, L자관 등을 출시하고 검증된 CCFL의 신뢰성을 강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면발광 개발에도 적극 나설 움직임이다. 최근 소니와 네덜란드의 LED업체인 루미네즈가 LED를 이용한 면광원을 BLU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최근 우영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이 17인치용으로 개발을 했으며 한솔LCD 등 일부 BLU 업체들과 벤처업체들도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TV와 LCD분야 판도변화 예고=삼성전자의 대형 부분 강세와 삼성코닝의 급부상이 예견된다. 삼성전자는 대형 LCD분야와 LCD TV시장에서 타 경쟁사에 비해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춰 경쟁사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면발광 BLU를 채용하게 되면 밝기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는 대형 LCD패널에 기술적 우위와 상당수준의 비용절감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삼성코닝은 BLU사업에 신규진출하면서도 이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브라운관용 유리벌브사업으로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삼성코닝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호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에 미달한 BLU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돼 BLU 업체들의 판도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