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개인휴대단말기(PDA)폰과 WCDMA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허용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PDA업계 ‘보조금 환영’=휴대폰에 밀려 크게 고전했던 PDA폰업계는 보조금 허용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싸이버뱅크와 LG전자가 이번주부터 출시할 PDA폰·스마트폰은 70만∼80만원대로 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50만∼60만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진다. 삼성전자의 최고급 휴대폰이 6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보조금 허용으로 PDA폰이 휴대폰보다 기능은 많으면서 가격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동전화가입자 사이트인 세티즌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3%가 보조금 지급시 PDA폰 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PDA폰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DC의 한국 핸드헬드디바이스(HHD) 시장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마트폰·PDA폰·PDA 등 휴대형 단말기 시장은 39만2000대 규모를 형성해 지난해 대비 6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인규 한국IDC 연구원은 “보조금 허용과 KT를 중심으로 한 신규 물량 공급이 활성화돼 PDA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CDMA 시장 ‘기대감’=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휴대폰업체들은 상반기 상용 제품을 출시하고, 수요 진작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서비스사업자들이 WCDMA에 전혀 무게를 두지 않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최근 들어 정부와 서비스업체들이 서비스에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 제품 출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WCDAM 단말기 출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WCDMA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서비스 일정 지연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단말기 개발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보조금이 허용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면서 단말기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WCDMA 단말기 수요가 100만대에 육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결 과제 남아=하지만 아직은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보조금을 얼마나 활용할지 미지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PDA폰에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25% 전부를 지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PDA폰 가격이 크게 올라갈 수도 있다. 또 보조금 지급 허용 기준을 LCD 크기 2.7인치 이상으로 한 것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규제개혁위는 정통부가 PDA 보조금의 경우 액정화면(LCD) 2.7인치 이상으로 제한을 둔 부분에 대해 추후 2.7인치 이하의 PDA폰이 출시될 경우 3개월 이내에 시장 상황을 조사, 다시 보고토록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WCDMA단말기다. 서비스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SK텔레콤조차 적극적인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KTF와 LG텔레콤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로 다른 잣대로 보조금을 허용한 데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통부가 WCDMA는 신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PDA폰은 중소 제조업체 보호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오는 2006년부터 단말기 보조금이 전면 허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편법 보조금이 늘 사용돼 왔기 때문에 이번 보조금 허용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