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칩세트 부문 양대산맥인 엔비디아와 ATI테크놀로지가 이 달 차세대 그래픽코어를 일제히 발표할 예정이어서 하이엔드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후끈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13일 미국에서 ‘지포스 6800’ 발표를 시작으로 국내서도 23일 발표회를 갖고 게이머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ATI테크놀로지도 ‘R420’ 코어의 ‘라데온 X800’을 15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발표하고, 이어 20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국내에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들 신제품은 6개월 단위로 그래픽코어가 교체되는 그래픽칩세트의 라이프 사이클을 반영하고 있으나 2∼3배 정도 성능이 우수해졌을 뿐 아니라,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구나 이제까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에서는 ATI가 시장점유에 앞섰던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신규 그래픽코어가 현행 구도를 재편하는 결정타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놓는 ‘지포스 6800’은 차세대 그래픽 코어인 ‘NV40’을 탑재한 것으로 현재 최상위 기종인 ‘지포스 FX5950(NV35)’보다 3배 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GDDR2 메모리를 채용하고 있으며 메모리 클럭이 500∼550MHz에 이른다. 발열과 소음문제도 NV40에서 중요한 설계 인자로 고려했으며, 가격은 대략 499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맞서 ATI는 ‘라데온 X800’을 들고 나올 예정이다. 작년 10월 선보인 ‘라데온 9800XT’ 후속버전으로 두 배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 AGP 8x를 지원하지만 PCI익스프레스를 지원하는 ‘R423’과 동일한 코어를 채택하고 있다. 엔진클럭 400MHz 이상, 메모리클럭이 500∼550MHz 정도지만 여러 테스트 결과 엔비디아보다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ATI측은 주장하고 있다.
ATI테크놀로지의 한국 지사격인 RTC인터내셔널 강성근 상무는 “‘R420’은 코어의 아키텍처가 완전히 바뀌면서 엔진이나 메모리 클럭 모두 대폭 향상됐다”며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기불황으로 중간이나 보급형 위주로 그래픽카드가 판매되고 있는 데다, 하반기 주력기종도 PCI익스프레스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이들 새로운 코어 제품이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