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시즌을 맞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시장이 4·15 총선과 이라크 사태 등의 변수를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900선 위에서 순항중이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 호전 전망에 따른 ‘어닝 시즌’효과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는 15일 열리는 총선은 주식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호재가 될 것인지 악재가 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점이다. 이라크에서의 지정학적 위험 증가는 세계 시장 전반의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해석되고 있다.
◇기업실적 발표, 다른 악재 누를까=이번 주 실적을 공개하는 인텔(우리 시각 14일)과 삼성전자(16일)에 관심이 온통 집중되고 있다. 기업들의 양호한 성적표는 모든 악재를 누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 가운데는 IBM·모토롤라·AMD·애플컴퓨터 등이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한다.
서울증권 박문서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이번 주 공개될 미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이전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이 높은 전기전자 대표주와 관련 부품주들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등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높아진 만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총선이 추세를 거스르지는 않을 듯=15일 예정된 17대 총선에 대해서는 주요 변수는 되겠지만 비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과거 5차례의 총선을 전후한 시장의 등락률 분석에서는 뚜렷한 특징은 나타나지 않았다. 총선 이전의 시장 흐름이 총선 이후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지난 3월 12일 대통령 탄핵 결의나 대만 총통 선거 이후 국내 시장과 대만 가권지수가 일시 폭락하긴 했지만 빠른 회복을 나타냈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과거 경험이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현재 총선을 앞둔 시장 흐름이 긍정적인 만큼 총선 이후 국내 시장의 안정적 흐름은 기대할 만하다”라고 예상했다.
◇예방 불가능한 이라크 사태=이라크발 지정학적 위험은 악재로 꼽힌다. 지난주 미 증시는 고용 회복 지표 발표와 야후의 실적호전 등이 있었지만 이라크 사태와 파리 테러 경보 등으로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현대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이라크 사태에 의한 세계적 장기 리스크 증가로 최근 주춤하던 유가와 금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우리 나라가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인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해외 변수보다는 국내 시장의 좋은 투자심리가 크게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악재는 갑자기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망된다. 또 국내 내부 문제가 아닌 만큼 사전 대비나 회피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요소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어닝효과`외국인 매수세…지수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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