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직 경험과 IT전문 지식을 살려 우정사업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더 큰 혁신을 위해 민간 경영기법을 도입하는 등 여러가지 시도들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12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구영보 우정사업본부장(53). 우편업무와 금융업무 두가지를 주축으로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고 우체국 통폐합, 비정규직 확대 등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 80% 이상이 적자인 전국 단위의 우체국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BM) 개발도 지원했다.
그럼에도 구본부장 눈에 비친 우정사업본부의 현주소는 여전히 기대치에 못미친다. 통신수단의 발달로 우편물량은 매년 8%씩 감소하는데 저금리와 민간금융의 대형화에 밀려 금융사업까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구본부장은 “사업구조 쇄신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서비스 수준 또한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효율을 추구하겠다”며 올해 추진할 6가지 주요 사업을 내놓았다.
우선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e-KPLS)과 전자태그(RFID)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우편물의 정보관리가 강화돼 전국의 배달통계 물량의 일일결산은 물론, 소비자는 접수에서 배달까지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우편물이 언제 배달될 것인지 단문메시지(SMS)로 고객에게 전달한다.
내부적으로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확대하고 6시그마를 도입해 경영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2002년 정부기관으로는 처음 도입했던 ERP시스템은 주먹구구식이었던 우정사업 업무를 회계·관재, 원가계산, 경영성과관리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핵심 목표에 대한 실행력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인적자원관리(HRM)와 경영정보시스템(EIS)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예금, 적금 상품도 많이 개발키로 했다. 민간 금융권이 수익률이 높은 프라이빗뱅킹(PB)에 집중한다면 우체국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인터넷 예금을 권장하는 대신, 수수료를 면제하고 우대이자율을 도입해 고객 환원을 높일 계획이다.
구본부장은 “우체국은 면소재지에 1국을 원칙으로 우편업무와 금융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보편적 서비스 기관”이라며 “DHL을 인수한 독일 우정국을 모델로 삼아 생산성을 높이고 투자활성화를 통해 국가 인프라가 되는 물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