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내과기계도 가상미생물인 이른바 ‘사이버 셀(Cyber Cell)’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인 미생물유전체 활용기술개발 사업단(http://www.microbe.re.kr 단장 오태광)이 컴퓨터에 미생물의 유전자 데이터를 넣어 가상으로 시뮬레이터 하는 사이버 셀 사업에 착수하면서 연구의 물꼬를 트게 된다.
사이버 셀 사업에 들어가면 실물을 통해서만 수행해 오던 실험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된다.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다 예측된 결과와 과정을 통한 연구가 가능해서 제품화 일정을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오태광 단장은 “이 사업 단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세계 제 4위권의 미생물 산업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전초기지는 구축한 것으로 봐도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최근 사업단은 미생물 유전자 지도 130개를 확보, 국내 연구진에게 무료 공급하는 등 유전체 분석 등에 ‘올인’ 하고 있다.
연구의 목표는 세계 4강 진입. 이척럼 사업단이 높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1년간 전세계가 공개한 신규 세균주 280개 중 29개인 10.3%를 독점 발굴해 학명에 ‘갯벌’, ‘한국’, ‘젓갈’, ‘생명연’ 등 국산이름을 붙이는 성과를 거둔데 힘입고 있다. 이 균주들은 사업단의 허락없이 연구와 활용을 함부로 할 수 없다.
핵심 사업은 △미생물 다양성 및 메타게놈 자원 확보 △미생물 유전체 기능분석 △고기능 세포 재설계 및 응용기술개발이다.
BT를 기반으로 IT, NT접목과 나아가 MT(바이오의료기술)와의 융합을 통한 신산업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단은 10년 뒤 한국의 경제는 바로 미생물 분야가 먹여 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적어도 10개 정도의 세계 일류화 기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 825명의 과학기술 인력이 참여하고 있는 이 사업단은 현재 남아프리카와 카스피해, 바이칼호, 몽골, 베트남 등을 찾아 연구 재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인도, 필리핀 등과도 협력을 통해 동북아 허브가 아닌 아시아의 미생물 허브 종주기관으로 올라설 계획이다.
◆인터뷰/오태광 단장
“미생물 유전체는 보물지도와 같습니다.”
오태광 미생물유전체 활용기술개발 사업단장의 말이다. 다루기 쉬운데다 유전자 밀도가 85% 정도로 높아 적은 비용을 들여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에만 미생물과 관련한 국내 시장은 몇 천억원 규모로 예상했지만 실제 1조2000억원대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미생물에 관한 관심이 커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는 제품화를 하지 않더라도 원천 기술 보유만으로도 해외 업체를 견제할 수 있어 연구개발 파생효과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항생제의 일종인 네고프라스신을 생산하는 효소를 디자인, 제품화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 수입해오던 이 항생제 가격이 ㎏당 120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