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방지시스템(IPS)이 차세대 보안 솔루션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시장에 진출한 선발 업체들이 대형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후발 업체들의 신규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IPS 시장이 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활짝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국내 보안 업체들이 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가세하면서 초기 시장을 주도해온 다국적 기업들과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시큐아이닷컴이나 퓨쳐시스템 등 이른바 국내 대형 보안 업체가 IPS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국산 진영의 세력 확대가 점쳐진다. 또 정부가 IPS를 대상으로 하는 인증을 조기에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IPS에 대해 보안 업계에서는 “개념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실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2005년 이후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외국 보안 업체를 중심으로 IPS 제품이 하나둘씩 출시됐으며 이제는 성능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완료되고 시장이 열리는 분위기다.
IPS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능적인 장점 때문이다. IPS는 외부의 침입을 감지함과 동시에 이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이른바 능동형 보안시스템이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IPS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매우 높다.
작년 말 한 외국 보안 업체가 국내 기업의 IT 담당자 250명을 대상으로 ‘보안 장비 사용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1.2%(78명)가 도입 1순위 솔루션으로 IPS를 선택했다.
아직 국내 시장 전망은 미지수지만 보안 업계에서는 성능 검증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올해는 최소 500억원 규모 이상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작년 말부터 외국 보안업체의 공급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SBS에 이미 IPS를 공급했으며 통신 업체 등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10여개 이상의 고객과 제품 공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최소 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넷스크린도 LG이숍에 IPS를 구축했으며 인터넷서비스업체 및 대기업과 제품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 이 제품을 통합보안솔루션에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티핑포인트는 싸이버텍홀딩스와 한매기술을 국내 총판으로 정하고 제품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업체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월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IPS를 출시한 윈스테크넷은 대구교육대학을 시작으로 성남시청, 서대문구청, 진흥기업 등에 ‘스나이퍼IPS’를 공급했다. 윈스테크넷은 지방자치단체와 일반기업 20여곳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성과에 따라 계약이 이어질 전망이다.
저가형 IPS를 개발한 CHK한강도 국내 시장 공략과 함께 일본 시장에 진출해 일본의 IT제품 유통업체인 테크니컬일렉트론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국내 대형 보안 업체의 시장 참여도 잇따라 주목된다. 시큐아이닷컴, 퓨쳐시스템, 시큐어소프트 등 이른바 네트워크 보안 업계의 주요 업체가 IPS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시큐어소프트는 이달 말 정식 제품을 출시하고 6월 중에 양산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시큐아이닷컴은 5월 경에, 퓨쳐시스템은 가능한 한 상반기 중에 IPS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들 3개 업체의 관계자는 모두 “성능 면에서 외국 제품과 겨뤄도 결코 손색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대기업 시장을 둘러싸고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욱이 IPS를 정부 인증이 필요한 보안 제품에 추가해 달라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요청에 대해 정통부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공공 및 금융 시장에서는 방화벽이나 침입탐지시스템(IDS)처럼 국산 제품의 강세가 예상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