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제조·서비스로 분할

LG그룹이 제조와 서비스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이같은 결정은 사업연관성이 큰 기업끼리 묶어 경영효율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동시에 이루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생존 및 발전을 모색하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길로 ‘지주회사 분리’ 카드를 집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LG의 공동창업 일가인 구씨와 허씨 양대 주주간 계열 분할도 자연스럽게 예정된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전문화로 활로 모색=새로 설립될 지주회사인 ‘GS홀딩스’에는 LG정유·LG홈쇼핑·LG유통 등이 편입된다. 3개 회사는 유통 및 서비스 위주다.

LG유통은 3개의 백화점과 편의점인 ‘LG25’(1700여개), LG슈퍼마켓(75개), LG마트(11개) 등을 거느리고 있다. LG홈쇼핑은 TV홈쇼핑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LG정유는 전국에 2900여개의 주유소와 병설 편의점인 조이마트(200여개), 경정비체인 오토오아시스(46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 및 서비스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3개 계열사를 따로 떼어내 지주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게 LG측 계산이다.

잔존법인인 ㈜LG도 산하에 LG전자·LG화학 등 제조업 중심의 자회사를 두게 돼 경영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경영관리 등에서 전문성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구씨·허씨간 경영권 분할 마무리=이번 조치에 대해 재계는 3대에 걸쳐 독특한 공동경영 문화를 꾸려왔던 LG의 창업가문인 구씨와 허씨 일가가 각각의 지주회사 경영권을 나눠 갖는 최종 분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허씨 가문의 쌍두마차인 허창수 회장과 허동수 회장이 각각 LG건설과 LG정유의 경영을 주도하고 있고 LG유통은 허승조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설 지주회사의 지분 및 경영권은 조만간 허씨 일가에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전자·화학 등 LG의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 ㈜LG의 지분이 구본무 회장 쪽으로 급속히 쏠리게 돼 구 회장 단일체제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