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보안 업체가 주도하던 SSL(Secure Sockets Layer) 기반 가상사설망(VPN) 시장에 국내 보안 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VPN 시장을 둘러싸고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 간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SL VPN은 데이터 송수신 방법으로 SSL이라는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VPN 기술의 일종이다. 인터넷익스플로러와 같은 브라우저에 SSL이 기본적으로 들어 있기 때문에 브라우저만 있으면 별도의 VPN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사용이 편리하고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작년 8월 보안 업계의 강자인 노키아와 넷스크린이 국내 지사를 통해 관련 제품을 선보인 후 국내 SSL시장은 아벤테일, 네오테리스, 어레이네트웍스 등 이른바 세계 3대 SSL VPN 전문 업체는 물론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F5네트웍스와 라드웨어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해오고 있다.
이처럼 외국 업체가 일찍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국내 VPN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가 큰 SSL VPN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벤처를 중심으로 작년 하반기 토리넷(대표 김진영)이 첫 토종 SSL VPN 제품인 ‘SG-1000’을 선보인 이후 암호솔루션 업체인 아홉(대표 김연우)도 ‘아홉 SSL VPN’을 출시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들어서는 VPN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업체가 경쟁적으로 SSL VPN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인프니스(대표 김세곤)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SSL VPN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SSL VPN 제품 이외에 이를 응용한 통합보안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국내 VPN 업계 1위 업체인 퓨처시스템(대표 김광태)도 오는 22일에 SSL VPN 제품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어 SSL VPN 시장 확대는 물론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퓨쳐시스템 관계자는 “이미 2002년 하반기 SSL VPN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판단해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히며 “SSL VPN 역시 기존 VPN과 마찬가지로 국내 업체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 역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VPN 사업을 타개하는 대안으로 SSL VPN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품 개발은 거의 완료된 상태로 조만간 제품 발표를 할 예정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