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시범사업부터 `차질`

제품 공급 지연·소비자들도 구매 기피

KT컨소시엄과 SKT컨소시엄이 홈네트워크 구축 희망세대를 모집하고 이달 중 서비스에 들어가는 등 홈네트워크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으나 공급차질과 구매기피로 시범사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통부의 디지털홈 시범사업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현대건설이 지난달 마포에 홈네트워크 아파트를 처음 선보였으나 네트워크형 가전제품이 공급되지 않고 있으며, SK텔레콤 컨소시엄도 이달말 서비스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네트워크형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정부가 홈네트워크 사업 초기 단계부터 각종 단말기 공급 및 수요확대 방안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늦게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일반 아파트로서는 홈네트워크를 처음 선보인 현대홈타운은 일부 시범세대를 제외하고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네트워크형 가전제품이 아닌 일반형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폭 할인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키로 했지만 삼성전자가 아직까지 홈네트워크형 제품을 양산하지 못해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드럼세탁기나 에어컨·냉장고 등은 네트워크화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됐지만 양산 시점은 오는 6월에나 가능 할 것”이라며 “홈네트워크가 설치된 가정에서 네트워크형 가전제품을 당장 필요로 할 경우 일단 일반제품으로 공급해주고 나중에 네트워크형으로 교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수요 기피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SK텔레콤 컨소시엄의 경우 홈네트워크 시범사업 참여 세대에 한해 가전제품 1개 품목에 대해서는 5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3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특혜를 주기로 했지만 예상 외로 참여세대가 적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세대들은 대다수가 50% 할인이 적용되는 1개 제품만을 구입하고 있어 사실상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맞물리는 가전제품은 1∼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가의 첨단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대폭 할인된 가격에 공급키로 했지만 소비자들은 구매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라며 “일반 가전제품의 경우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출고가와 맞먹는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홈네트워크 가전제품은 가격저항이 일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축 세대는 기축 세대보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용이하지만 그나마도 입주 후 2개월 이내에 모든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사이트 선정 당시부터 정책적으로 단말기 공급확대 방안이 검토됐어야 한다”라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2차년도 사업부터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겠다”라고 밝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