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모처럼 CPU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으면서도 남모르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AMD코리아(대표 박용진)의 최근 성장률을 견인하는 것이라면 단연 ‘애슬론 XP 2500+(바톤)’다. AMD 프로세서 가운데서도 70%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특히 기존에 나왔던 프로세서의 경우 아무리 인기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평균 6개월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제품은 1년 넘게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이례적인 것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애슬론 XP 2500+(바톤)’의 인기비결을 오버클로킹에서 찾고 있다. 다른 AMD CPU보다 발열량이 적고 전력소모량도 낮아 오버클럭에 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애슬론 XP 2500+’를 비롯한 모바일 애슬론XP 프로세서가 수입상을 통해 500개 정도 유통되면서 오히려 ‘애슬론 XP 2500+(바톤)’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애슬론 2500+’의 경우 ‘애슬론 XP 2500+’보다 3∼4만원 가량 비싸지만 데스크톱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코어전압이나 발열량이 적고 최대 2.9㎓(1.83㎓ 기준)까지 오버클로킹이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명이 2500+로 같아서인지, ‘애슬론 XP 2500+`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것이 AMD코리아를 비롯한 대리점 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 관계자는 “기존 제품으로도 오버클럭이 가능한데, 소비자들이 굳이 상위기종을 구입할 필요를 느끼겠느냐”면서 “AMD의 로드맵대로라면 지금쯤 주력기종은 ‘애슬론 XP 2800+’, 상위기종은 ‘애슬론 64 3200+’가 됐어야 하는데, 아직도 시장에서는 ‘애슬론 XP 2500+’에 머물고 있어 공급사 입장에서 애로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AMD코리아측에서는 2·4분기 안에 하이엔드 프로세서로 주력기종을 옮기기 위해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으나 ‘단종’과 같은 인위적인 조치가 없는 한 소비자들이 응해줄런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