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 무조건 도입 능사 아니다"

IT아웃소싱 과정에 도입되는 서비스수준협약(SLA:Service Level Agreement)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SI업체들은 SLA를 도입할 경우 △책임소재의 명확화 △성과측정 용이성 △서비스수준 향상 △의사소통 향상 △신뢰도 증가 △효율적인 자원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대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IT아웃소싱 전문가들은 최근 IT아웃소싱서비스 계약시 SLA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SLA를 면피용 근거자료로 오용하거나, 빠져서는 안될 핵심성과지표(KPI)를 빠뜨리고 서비스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등 형식적인 도입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SLA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필수적인 자동화도구가 활용되지 않고 있거나 고객만족도 제고와 뗄래야 뗄 수 없는 헬프데스크 운영에 관한 내용도 제외되고 SLA 도입 후 꾸준히 측정돼야 마땅한 성숙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남기찬 서강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SI업체들은 SLA를 IT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영업포인트로만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달성하기 힘든 성과지표를 제시해 놓고 편법으로 이를 맞춰주는 경우도 발견된다”며 “SLA를 도입하면 무조건 효과를 보게 되는 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SI업계 내부에서도 터져나오고 있다. 서비스 수준이 계약기준에 못미쳤을 때 벌칙금(Penalty)을 지불하고 회복되면 그만큼 되돌려 받는(Unback) 조항을 SLA에 명시한 S사의 경우 “어떤 업체들은 보상금(Reward) 규정을 지나치게 강하게 적용해 서비스 수준이 계약조건을 상회했을 때 고객에게 과도한 비용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어떤 것이 고객사에 진정 유리하고 SLA 도입의 근본취지에 걸맞는가는 고객이 판단할 몫”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I업계는 SLA가 한 때의 유행이 아닌 IT서비스 수준을 실질적으로 제고하는 도구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위상정립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서강대 아웃소싱연구센터는 오는 28일 ‘SLA를 통한 IT서비스향상’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SLA의 올바른 적용을 위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