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4]17대 국회에 바란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4.15 총선이 드디어 막을 내리고 앞으로 4년간 17대 국회를 이끌어 갈 299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됐다. IT와 과학기술분야 등 이공계 출신 후보들의 진출도 전체적으로는 적은 수치이지만 16대에 비해서는 늘었다. 이에따라 벌써부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이나 ‘한 단계 높은 IT강국 업그레이드’를 위한 입법 활동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7대 국회에 바라는 각계의 목소리를 모아보았다 <편집자> 

  

  △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과학기술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새롭게 구성될 17대 국회에서는 국가 현안 중 하나인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에 힘쓰고 21세기 기술 강국 실현을 위한 입법 활동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펼치기를 바란다. 이번 총선에서는 특히 과학기술계와 사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안목을 지난 인사들이 일부 등원해 과학기술계를 대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각 정당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내놓았던 공약들을 적극 실천해주길 기원한다.

△정명희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국가의 발전은 과학정책의 방향에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국가 과학정책의 전문성은 선진 정치를 표방할 때 경시할 수 없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인이 17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과학정책이 수립되는 것이다. 또 정책은 한결같이 집행돼야 할 것이다.

지난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인물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다수의 과학기술자들이 등원하기를 기원한다.

 

△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 (전 국회의원)

이공계출신 의원들이 17대국회에 등원하여 그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할 제 1순위의 정치활동은 입법이다. 그러나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시대선도적인 법안을 구상했다 하더라도 갈 길은 순탄치 않다.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법사위, 본회의까지 넘어가는 것은 마치 산과 늪을 건너는 것과 같다.

국민들의 국회의원을 향한 시선은 따갑기 만하다. 조롱을 감수하며 정치를 해야 했던 선배의원들의 지탄받는 행태를 17대 의원들은 답습하지 말도록 간절히 바란다. 정치가 바뀌면 과학은 자연히 대접받게 된다. 부디 과학기술계 출신들이 신념을 갖고 입법 활동을 통해 과학중심 국가를 만드는데 제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기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21세기는 과학기술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의 변화를 견인하는 시대다. 입법 활동과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할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과학기술 전문지식을 갖추고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국회로 진출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외풍이 심한 정치권에서 큰일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많은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하는 기회가 마련돼야 사회 발전과 선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근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국가의 여러 정책을 입법화하는 국회에 과학기술인이 진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도 국회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인의 숫자가 적은 것은 아쉽다.

과학기술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동력이며, 경제성장 역시 과학기술이 밑받침되지 않는다면 허상에 불과할 것이다. 그만큼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국민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소수지만 이번에 등원한 의원들을 통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과학기술진흥을 위한 여러 입법 활동이 진행된다면 과학기술을 위한 일보 전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시중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이제까지 정치논리만이 국정운영에 반영된 우리나라는 많은 과학기술인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또 가속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과학기술인의 정계진출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국민의 과학적 사고 정착, 과학기술 생활화, 과학문화 이해와 창달 등이 이루어져야 선진국으로서의 토대가 튼튼해진다.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 단장

과학기술인을 꼭 ‘이공계 전공자’로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면 된다. 정부의 정책 및 사회경제 활동과 과학기술이 불가분의 관계를 갖게 되면서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해 행정부를 감시하고 예산을 심의, 확정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우리나라가 21세기 핵심 기술인 나노기술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된 계기도 고위 공직자의 힘이 컸다.

△ 최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민의의 전당, 국회에 500만 과학기술인의 대표가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갈 원동력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국회에 진출한 과학기술인은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기 바란다.

△ 한민구 전국공대학장협의회 회장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과 국제화를 위한 유능한 과학기술자의 국회 진출은 아주 긍적적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과학기술자의 국정 진출은 과학기술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정의 합리화와 선진화를 위한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 앞으로 과학기술자의 국정 진출이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재계는 이번 선거가 큰 문제없이 마무리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는 경제 챙기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삼성·LG·SK등 주요 기업들의 반응을 모았다.

 ◇전경련=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돈을 적게 쓰고 비교적 공명하게 치러졌으며, 이를 통해 국민들의 성숙한 정치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했다고 생각된다. 각 당은 총선결과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통해 국정안정과 경제발전에 매진해 주기 바란다. 여야는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 민생현안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17대 국회에서는 모든 입법 활동이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기업의 투자를 진작시키고 노사화합 분위기를 유도해, 우리나라를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나라로 만드는데 진력해 주기를 바란다.

 ◇주요그룹= 삼성은 “이번 총선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LG는 “국내외 경제환경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SK도 “이번 선거는 세계적인 관심과 국민적인 참여 속에서 잘 마무리됐고 이를 통해 국론이 하나로 모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론의 통합이 현재 당면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저력으로 승화될 수 있어야 하며 SK는 경제의 중요한 축인 기업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