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끝남에 따라 이후 전개될 내수경기의 흐름에 유통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이 극심한 내수 침체국면속에 치뤄져 새롭게 짜여진 정국구도가 향후 국내 경기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악재 잔존=하원만 한국백화점협회장은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경기가 풀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가에서도 그나마 가장 경기침체의 여파가 적다는 백화점 업계 조차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용산상가 상우회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총선 아니라 대선을 치러도 내수경기를 끌어올리지 못할 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총선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유통가의 기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현금통화’는 지난 1월 21조원에서 3월에는 19조2000억원으로 하락했다. 현금통화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양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생산자 재고지수’ 역시 지난해 11월 110.0에서 올 2월에는 116.5으로 계속 늘고있다. 이 지수는 기업의 재고량을 표시하는 것으로, 결국 안팔리고 창고에 쌓여있는 상품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44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40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의 증가추세 역시 총선에 관계없이 내수침체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는 계속=반면 유통가에는 이번 총선을 터닝포인트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팽배하다.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는데 비해, 내수는 극심한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은 결국 심리적 요인이 크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 따라서 총선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소비회복 기대심리’가 내수에 긍정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JP모건은 지난 14일 “한국의 내수경기가 총선 이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JP모건은 이 자료에서 “총선 후 한국정부가 세금인하와 공공 건설사업 등을 통한 고용창출로 내수회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유통업체들은 이른바 ‘포스트 총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당장 20일부터 전국 300여개 특산물을 10% 할인 판매하는 ‘전국 화합의 장터’라는 행사를 연다. 이 백화점 장경주 상품본부장은 “총선후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위해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자랜드21, 테크노마트, 하이마트 등 전자 전문점들도 총선을 이유로 그동안 미뤄뒀던 봄맞이·가정의달 행사 등을 본격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