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올해의 키워드를 ‘번호이동성제’, ‘유무선연동에 따른 콘텐츠사업 강화’로 꼽고 있다.
특히 콘텐츠 부문은 차세대 수익모델의 핵심에 잡혀져 있다는 점에서 업체들간의 선도 경쟁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 발굴을 위한 경합이 치열하다. 통신환경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음성에서 데이터로 진화하면서 그 벨류체인의 중심에 바로 모바일 콘텐츠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쟁으로 치닿고 있는 모바일게임을 비롯해 모바일 뱅킹, 주문형비디오(VOD), MP3 등 사생결단의 한판 싸움을 벌여야할 분야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패킷요금 인하 등 모바일 콘텐츠 제공의 핵이 되는 분야에 대한 재정비도 제각기 고민하고 있다. 패킷요금의 현실화 또는 인하를 통해 콘텐츠 이용을 확산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무선인터넷시장을 키우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유력 콘텐츠업체(CP)를 자사 콘텐츠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설정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미 SK텔레콤은 구매계약 대상업체를 한정하는 등 KTF, LG텔레콤과는 다른 CP정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유무선 연동에 따라 콘텐츠 유통의 경쟁관계에 설 수 밖에 없게 된 유선포털과의 짝짓기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KTF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전략적인 제휴를 체결했으며, SK텔레콤은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한 유무선 통합전략을 구상중이다.
모바일 콘텐츠산업 성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통3사가 적극적으로 관련 투자에 나서고 우수 콘텐츠 육성, 양질의 서비스 제공에 힘을 기울임에 따라 향후 1∼2년내 우리나라 모바일 콘텐츠 산업지도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SK텔레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모바일 콘텐츠사업과 관련, 자사의 네트워크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유무선 전체를 아우르는 유비쿼터스형 포털서비스를 기본 전략으로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유무선 연계서비스 강화 △콘텐츠 경쟁력 강화 △CP및 솔루션 개발업체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포털 유저인터페이스(UI) 개선 △망개방에 따른 통화료 유발 증대 유도 등을 세부 추진전략으로 잡았다.
우선 효율적인 유무선 연동을 구현하기 위해 이용자가 단 하나의 ID로 유선과 무선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실질적 망통합 효과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고 품질의 네트워크와 SK텔레텍을 통해 쌓아온 단말기 하드웨어 노하우를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 제고에도 적극 나선다. 또 우수한 무선인터넷 솔루션 라인을 확보함으로써 다른 이통사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CP나 솔루션업체와의 전략적인 관계도 굳건히 다져나갈 방침이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파트너 관리정책에 의거해 양질의 콘텐츠 수급 및 유통이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콘텐츠 개발을 사전에 지원하거나 서비스 시행뒤 개발사와 협력해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것과 같은 시행방안도 마련했다.
또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서비스의 중심에 설수 있도록 콘텐츠 인센티브제를 적극 도입하고, 유동적인 메뉴체계를 적용해 콘텐츠내에서도 자율적이고 건전한 경쟁구도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지능형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접근 용이성을 실현함으로써 UI 효율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WISE메뉴, 네이트 Seg. 메뉴, 엠브라우저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 이용자의 콘텐츠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망개방 이후 통화료 증대를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에 모바일 콘텐츠를 두고 있다. 음성통화량의 정체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콘텐츠를 전면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KTF
KTF(대표 남중수)는 EVDO망 획충 및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고기능 단말기의 보급 확대를 통해 기본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고 무선데이터 사용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영상메일, 게임, 주문형오디오(AOD) 등의 고부가 킬러 콘텐츠 및 이를 원활히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 등의 개발 및 런칭에 주력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또 콘텐츠의 멀티미디어화 및 고도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는 컬러·그래픽 또는 VOD, 3D·플래쉬 등으로 변환하거나 주도권을 대체할 예정이며 음악 서비스분야에서는 원음(MP3) 서비스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도 기존 6만5000컬러에서 리얼 컬러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모바일 게임도 스탠드얼론형 게임보다는 통화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형 대작게임을 중심으로 서비스 구도를 재편하게 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통신사업자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돼왔지만, KTF는 유무선 연동 블로그(매직엔 블로그) 처럼 고객과 고객간 인터렉티브한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자연스럽게 고객별로 특화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KTF는 대형포털 사업자와의 유무선 연동 콘텐츠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KT그룹의 인터넷 포털을 운영하고 있는 KTH와 유무선 인터넷 사업에 대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선포털 선두업체인 다음, NHN과 무선인터넷 사업과 관련된 포괄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앞으로 이들 포털과 △주요 유무선 인프라 및 서비스의 상호 교환 △KTF와 포털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서비스상품 출시 △서비스 및 신규가입 유치 관련 제휴마케팅 추진 등 서비스와 마케팅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협력을 해 나갈 계획이며 멀티미디어 서비스 환경에 발 맞춘 신규 서비스 개발 등 유무선 연동 콘텐츠 개발에도 다각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LG텔레콤
LG텔레콤(대표 남용)은 지난해를 가입자 유치 및 고사양 단말기 보급에 힘입어 무선 인터넷사업의 도약 기반을 마련한 한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다소 뒤졌던 데이터 영업 및 마케팅 역시 근본적인 역량 강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에 약 300억원의 매출 증대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따라 LG텔레콤은 올해가 무선인터넷 및 콘텐츠사업의 성장을 위한 중대기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번호 이동성 제도의 시차 도입에 따라 경쟁사에 비해 가장 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함으로 자연스러운 가입자 기반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가입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전체 매출의 증대를 뜻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무선인터넷 이용의 확대 또는 관련매출의 증가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LG텔레콤의 콘텐츠 사업 역시 이러한 전사적 전략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번호 이동성 제도를 통해 유치된 가입자와 고사양 단말기를 주요 기반으로 활용, 무선 인터넷부문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털 및 멀티미디어 부문의 기반 플랫폼을 확충하고 다양한 신규 또는 응용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인 왑(WAP)2.0을 필두로 무선 인터넷 통합 플랫폼인 위피(WIPI), 첨단 위성 GPS 기능 등이 2004년 LG텔레콤의 기술 또는 서비스 부문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된다. 이외에도 무선 인터넷 서비스 영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뱅크온(BankOn)도 제휴 은행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서비스 범위도 기존의 유선 인터넷 뱅킹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LG텔레콤은 고객 만족을 가장 우선 시 하는 자사의 CCVP(Customer Champion Value Proposition) 방침에 따라 지난해 성공을 체험한 데이터 마케팅 부문을 2004년에는 더욱 확대해 데이터 상품에 대한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