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에 대한 열정에는 남녀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처음으로 여성 책임연구원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우경자(44·나노재료연구센터), 임혜원(42·의과학연구센터), 정혜선(43·의과학연구센터) 등이다. 정혜선 박사는 지난 2월 먹는 항암제를 개발해 국내외 주목을 받았으며 우경자, 임혜원 박사도 금속산화물 나노 분말 연구와 뇌 신경 연구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책임연구원이 되면 프로젝트도 많이 따야 하고 술도 마셔야 하고 여러 가지 불리한 점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모두가 기우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남성 위주의 국내 R&D 문화를 합리적으로 바꾸는데 앞장서겠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기초과학연구의 산실이자 국가대표급 출연연구기관인 KIST에서 여성 책임연구원이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활용비율이 낮아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비등한 최근의 현실에 비춰 더욱 뜻깊다.
정혜선, 임혜원 박사는 의과학연구센터의 특성상 여성 비율이 비교적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과학기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정혜선 박사는 “우리나라 이공계는 절대적으로 남성 중심사회”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용에 차별을 받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