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SK텔레텍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위성멀티미디어방송(DMB)폰 개발에 나선 가운데 ‘세계 첫 제품’이란 특성상 다양한 변수 돌출이 불가피,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성에 쏘는 전파를 잡아봐야’=개발업체들은 위성에서 직접 쏘는 주파수를 수신하는 필드테스트를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위성인 ‘아래아한별호(일본명 MBSAT)’가 궤도에 오른 후 안테나를 성공적으로 편 시점이 지난달 말이기 때문.
지금까지는 이론적으로 계산한 전파 손실을 기준으로 개발해왔다. 따라서 전파 손실이 예상보다 커서 실제 도달하는 파워가 적거나 노이즈가 높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텍의 오상석 수석연구원은 “이달 말 처음으로 주파수를 잡는 실험을 해봐야 실제 데이터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안테나가 2개?=위성DMB폰은 위성 직접 수신안테나, 갭필러(중계기) 수신안테나, CDMA수신안테나 등 3개의 안테나가 필요하다. 게다가 위성직접수신안테나의 경우 2.5㏈ 이상을 수신하기 위해 길이 4㎝, 두께 직경 1㎝가 필요하다. 휴대폰 안테나로선 낙제점인 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위성 수신안테나를 착탈식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텔레텍과 팬택앤큐리텔 역시 ‘소비자가 외관상 보기에 안테나는 하나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기술적인 검토를 진행중이다. 최근 SK텔레콤이 미국의 안테나업체인 스카이크로스에 100만달러를 투자키로 한 것도 이 같은 휴대폰업계의 고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휴대폰 대형화=위성DMB용 칩은 일본 도시바와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개발해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도시바는 수신단말기로 휴대폰을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달 양산을 개시하는 도시바의 칩은 구동전압 3.3V에 소비전력 68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휴대폰 배터리(소형 700∼800㎃, 대형 900∼1000㎃를 쓴다고 가정하면 TV시청시간이 30분도 안된다. 결국 1500㎃짜리 배터리를 채택해야 하며 이는 휴대폰의 대형화를 의미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칩은 구체적인 스펙이 미공개된 상태다. 구동전압이 2.7V라서 저전력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저전력칩이긴 하지만 일부 기능이 칩에 포함되지 않아 결국 전체적인 소비전력은 도시바칩과 비슷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위성DMB폰이 나와봐야 해답을 알 수 있다.
◇기술료 협상=위성DMB폰 개발을 위해서는 시스템E 원천기술과 MPEG4, 그리고 수신제한시스템(CAS) 로열티 문제 등을 풀어야 한다. 그러나 3가지 쟁점 모두 답보 상태다. 시스템E 로열티는 보유열체인 도시바가 아직 로열티 정책을 밝히지 않아 추측만 무성하다. MPEG4는 단말기 제조업체는 물론, 서비스사업자에게도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불씨가 숨겨져 있다. 네델란드 이데토액세스와 특허료 협상을 진행중인 CAS도 진통이 예상된다.
◇전망=이 같은 숙제는 당장 해결책을 찾기는 어렵다. 위성에서 출력하는 주파수를 이용한 필드테스트는 이달말께 실험을 해봐야 전파 손실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안테나쪽 관련 기술을 개발해 커버해야 한다.
안테나 문제는 이를 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불가능할 경우 위성직접수신안테나는 착탈식으로, 갭필러수신안테나와 CMDA안테나는 하나로 통합해 부착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칩은 삼성전자의 공개 여부와 LG전자가 연말까지 칩 개발에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로열티는 업계 공동 대응을 통한 협상력 제고와 대응 특허 개발이 대안으로 꼽힌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