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니터 업체들이 IT경기 회복에 힘입어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니터 업체들은 LCD패널 수급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LCD모니터의 수요증가와 IT경기 회복에 따라 지난 1분기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45%까지 매출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류별로는 LCD 모니터가 전년 대비 최고 50%까지 매출이 증가한 반면 CRT모니터의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시장의 주력제품이 LCD로 급속히 이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동안 내수 시장에서만 CRT와 LCD모니터(다기능모니터 포함)를 합쳐 총 55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만대에 비해 38%가 증가한 것이다.
LG전자는 올 1분기에 내수 시장에서 CRT·LCD 모니터를 합쳐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24만 여대의 모니터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특히 LCD 모니터의 경우 올 들어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해 매출 기준으로는 50% 가량 늘었다.
LG전자 정보기기 지사의 권혁창 부장은 “LCD모니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1720시리즈가 월 1만대 씩 판매되고, EBS 수능출제 방침이 발표된 이후 다기능모니터(MFM) 수요가 급증해 지난해보다 실적이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수능을 겨냥해 출시한 TV겸용 17인치 LCD모니터는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3000대 이상이 판매되는 기록을 달성했다.
중견· 중소 업체들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널 구하기가 어려워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이미지퀘스트는 내수·수출을 모두 합쳐 올 1분기에 45만5000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00대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LCD 매출비중 확대에 힘입어 금액 기준으로는 48.8% 늘어난 1250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이 회사의 LCD모니터는 수량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77%, 금액 기준으로 1206%가 증가했다.
LCD TV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레전자는 올 1분기 내수에서 112억6300만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줄었지만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배로 크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LCD모니터는 72억4800만 원에서 79억4400만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PDP TV와 LCD TV부문에서 대폭 성장을 거둬 디스플레이 부문 전체로는 100%가 넘는 신장세를 기록했다. 또 정보통신 부문도 지난해 77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12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회사 전체로는 지난해 1분기보다 84.8%나 증가했다.
이밖에 에이텍시스템은 LCD모니터 매출 확대에 힘입어 올 1분기 전체 매출이 지난해의 172억 원보다 20% 가량 증가한 2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대우루컴즈도 지난해 1분기 100억 원에서 60% 늘어난 16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모니터 업체들이 올 1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국내외 중소 업체들이 모니터 사업에서 속속 손을 뗀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IT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