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가 지난 달부터 시행중인 ‘공정 감시단’ 활동과 관련해 대리점·판매점 등 오프라인 유통점이 크게 반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테크노마트·용산·스카이시티 등 주요 핸드폰 판매점들은 공정감시단 활동이 휴대폰 매장이 밀집한 오프라인 상가에만 집중돼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유통 구조에 가장 악영향을 주는 온라인업체나 특별 판매나 방문 판매 업체들의 편법적인 영업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측은 전체 유통량의 70∼80% 정도를 소화하는 오프라인 유통점에 대한 공정 감시 활동은 가격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테크노마트 측은 19일 "공정 감시 활동을 벌인 지 한 달이 지난 결과 애초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단속 대상이 대리점과 판매점에 집중되고 있다." 라며 "일부 판매점은 5일간 영업 정지로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라고 사업자들의 공정감시단 활동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평균 5∼6 만원을 할인해 주는 특판과 방판점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은행권과 함께 추진하는 ‘뱅크온 서비스’의 경우 최고 10만원까지 출고가 이하로 판매되고 있음에도 이들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리점은 징계가 1일 전산 망 공유 정지인데 반해 판매점은 주 중 성수기인 토·일요일을 포함한 5일 영업 정지를 강행해 내부 유통 채널의 불평등 소지까지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3사 감시단 활동으로 테크노마트의 경우 새롬닷컴·성신상사·효진정보통신 등 지금까지 17개 판매점이 영업 정지를 받았으며 앞으로도 20∼30개 업체에 한꺼번에 영업 정지가 내려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용산도 20여 개 대리점과 판매점이 출고가 이하 판매와 관련해 영업상 불이익을 받았다.
신성균 테크노마트 6층 상우회장은 "공정 감시의 기본 활동에는 공감하지만 온라인과 편법 영업 채널과 비교해 오프라인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라며 "이미 이 같은 어려움을 사업자는 물론 통신위 쪽에 항의 방문과 함께 이를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전국대리점 연합회인 ‘전국 이동통신 경영자연합회’도 가격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은 오프라인 유통점 보다는 특판과 방판을 통한 편법 영업 때문이라며 지난 19일 SKT 측에 근본적인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또 구체적인 편법 사례를 모아 이를 토대로 26일 임시 총회를 열고 적극적인 실력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연합회 김성길 회장은 "불법 보조금은 물론이고, 아예 ‘공짜폰’까지 나도는 특판 시장으로 전체 유통 시장이 극도로 위축되었다."라고 비판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부산 모 대학에서는 정상 판매가 30만원인 휴대폰이 20%선인 6∼7만원에 판매되는가 하면, 전남 일부지역에서는 화력발전소 특판으로 명기된 휴대폰이 공짜로 ‘뿌려지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업자 측은 공정 감시 활동은 단말기의 정상 유통과 가격 질서를 위해 이에 따른 영업상 손해와 유통점의 불만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SKT 측은 "감시단 활동 이 후 시장 질서가 잡히는 등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라며 "오프라인 뿐 아니라 특판과 방판, 온라인 채널 까지도 단속 대상이며 단지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유통이 크다 보니 이 곳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KTF 측도 "이미 편법적인 영업과 관련해 각 지역 거점 대리점을 통해 실태 파악에 나섰으며 온라인 판매점에서도 100여 건을 사전 주문해 보는 등 조사 중이며 출고가 이하일 경우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SKT·KTF·LGT 등 사업자 3사는 지난달 8일 가격 질서를 이유로 공동으로 감시단을 발족하고 출고가 이하 3만 원 이상 할인 판매 단속’을 원칙으로 감시 활동을 벌여 왔으며 지금까지 용산과 테크노마트·스카이시티 등에서 총 600여 개 매장을 징계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