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PDP·유기EL단지로 거듭난다

장비·소재·부품사 파주·탕정행에 위기감

사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경기도 파주와 충남 탕정에 차세대 LCD단지를 구축키로 함에 따라 구미 경북지역 산학연은 중소형LCD기반의 차별화, 그리고 PDPOLED기반의 산업중심지로서의 새로운 영광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구미공단 전경.

경기도 파주와 충청남도 탕정 차세대 디스플레이 단지 구축계획에 따라 위상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구미 LCD단지 배후의 산학연이 소형디스플레이위주의 자생력 확보와 함께 PDP·유기EL(OLED)기반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19일 대구지역 산학연에 따르면 기존 구미LCD라인과 연관된 일부 중소 디스플레이 장비·부품·소재기업들이 이미 수요처를 따라 공장이전을 검토하함에 따라 이같은 차별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또 “구미가 4∼5년 뒤 이름뿐인 디스플레이 단지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감 속에 PDP와 OLED기반의 차별화로 새로운 차세대성장동력 중심으로 거듭날 계획에 부풀어 있다.

◇파주·탕정시대 영향 무시못해=파주탕정이 중대형으로 구축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 구미에는 차세대 LCD 라인이 전혀 없다. 이에따라 이지역 장비 재료업체들도 파주 탕정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구미소재 탑엔지니어링은 액정주입장치와 중앙화학약품공급장치 등 장비를 파주에 조성될 지방산업단지로 이전해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필립스LCD의 협력업체인 NEG, 미쓰비시플라스틱, 후루가와 등 LCD용 유리와, 백라이트용 반사판 등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을 포함, 국내외 10여 개 LCD 장비재료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대구소재 LCD용 특수유리 코팅기업 S사도 “당장 회사를 옮길 계획은 없지만 장비·소재 기업의 경우 시장 지배력이 있고 수요가 많은 생산단지로 이전해 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생산라인 이전을 시사했다.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구미 4공단 외국인전용단지 확대 지정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해외 LCD 장비부품업체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디스플레이전시회인 IMID도 올해 4회째를 끝으로 내년부터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PDP와 OLED 중심으로=구미시와 경북도는 PDP만은 절대로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론 유기EL(OLED)로 디스플레이 단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PDP분야에서는 LG전자가 올 하반기에 구미에서 3기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고 4기 라인 터 닦기에 나서고 있으며, OLED도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최근 구미 영상 생산기지를 통해 오는 2005년부터 제품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앞서 LG필립스LCD와 LG전자도 OLED 생산을 위해 최근 구미 6세대 라인 지하에 올해 말까지 저온폴리(LTPS) LCD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기지가 구미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OLED에 대한 국내 패널기업의 구미 투자는 경북도와 구미시의 해외 OLED 장비부품업체 유치에 불을 댕기고 있다. 구미시는 올 하반기 제4공단 투자유치기획단을 중심으로 일본 OLED 관련 기업을, 오는 6월에는 미국깅버 유치를 위한 현지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대구시도 지난해 산·학·관 1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디스플레이 기획단을 본격 가동하고, 최근 OLED를 경북을 포함 대구의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삼아 국내외 기업 및 연구소 유치에 적극 나서 중소형LED와 OLED로 파주탕정과 차별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강신원 경북대 디스플레이 기술교육센터 소장(49)은 “늦은 감은 있지만 대구와 구미는 앞으로 OLED를 특화전략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LCD 6세대 이하 기존 라인의 증설, OLED 라인 유치를 통해 대구경북이 디스플레이 메카로서의 명성을 이어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