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길 잡코리아 컨설팅사업본부장
“지금부터 8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무료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업무상 취업에 관한 강의를 자주 하게 되는 필자가 참석자들과 공감대를 갖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질문이다. 잠시 적막이 흐른 후 “게임이요” “애인과 영화보기요” “고스톱이요”라는 대답이 나온다.
여러번의 경험으로 대답을 짐작하고 있는 필자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매일 8시간씩 365일을 해도 무료하지 않을까요? 20년을 매일 애인과 영화보기를 해도요?” 잠시 후 원인 모를 웃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와 한참을 함께 웃는다.
조금은 과장되고 직장에서의 일상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이지만, 직장을 갖게 되면 매일 8시간씩 정해진 일과에 따라 무언가를 해야 한다. 2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한다면 20년 동안 유사한 일상을 반복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세상에 정말 평생을 그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누군가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필자의 답변은 “당연히 있습니다!” 라고 명확히 대답할 수 있다.
걸어서 지구를 세바퀴 반을 돌았다는 바람의 딸 한비야씨, 노래인생 45주년 공연을 여는 가수 이미자씨, 울산 모래벌판의 사진 한장을 들고 당시 우리나라 1년 예산의 반에 해당하는 4,500만달러의 차관을 얻어 세계 최대 규모의 도크를 만들었던 정주영 회장, 미국골프투어 60승·마스터즈 4차례 우승·48회 연속출장의 기록을 세운 아놀드 파머, 이런 분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물론 부와 명예를 얻은 분들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간혹 마주치는 행복한 얼굴의 늙은 청소부에게서, 즐거운 표정의 시내버스 운전기사에게서, 화덕의 불을 끄고 도자기를 감상하는 도공에게서, 30년을 교단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임하는 시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얼굴에서 막연하나마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약관의 나이인 20대에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 세가지(전공, 직업, 배우자)를 하게 된다. 경험이 많지 않은 나이에 이러한 중요한 결정을 현명하게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신중하지 못한 선택으로 인해 후회하는 직장인을 자주 보게 된다. 이에 필자는 헤드헌터로서의 경험과 20년 가까운 직장인으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직업선택시 고려할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직업과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 기업의 비전, 규모, 대우조건 등을 고려하기에 앞서 선택하고자 하는 직업이 첫째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인가, 둘째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가, 셋째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내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를 신중히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기업환경의 외적인 요인에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충실히 갈 수 있는 선택은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sunway@job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