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온넷과 SPC간의 논쟁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SW유통시장의 확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기준과 법률적인 토대 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SW가 하나의 PC에 하나의 SW를 인스톨해야 하던 시기에서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산업이라는 인식변화의 문턱에서 부딪치는 문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상황변화가 세계 SW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MS 등 다국적기업에게는 치명적인 매출부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저작권보호라는 미명을 앞세운 이들 다국적기업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경=기존 저작권법에 따르면 SW저작권자가 라이선스를 허용한 사용자에 한해 SW를 사용토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대의 PC에 라이선스를 받은 SW를 설치해 사용하고 이를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온라인 상에서 유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Z스트림’은 서버에 SW를 저장하고 다수의 사용자가 이를 접속해 사용하되 라이선스를 받은 수량 이상으로 동시접속자가 초과하지는 않도록 제한하는 솔루션이다. 따라서 ‘Z스트림’은 저작권자들이 주장하는 온라인 상에서의 불법사용은 없다는 것이 소프트온넷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SPC측은 ‘Z스트림’은 ID와 패스워드가 있으면 아무 곳에서나 접근이 가능해 라이선스를 받은 사람만이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또 라이선스 숫자만큼 동시접속자를 제한할 수 있다는 기술에 대해서도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저작권자의 매출=표면적인 문제 외에도 ‘Z스트림’은 저작권자들의 매출감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소프트온넷이 자체 집계한 결과, 공기관과 기업체의 SW적정 라이선스 비율은 30∼50%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용자가 있는 일반 기업체와 공공기관에서 100개의 SW를 PC에 모두 설치할 필요없이 서버에 30∼50개의 라이선스를 받은 SW를 설치하고 이를 공동으로 사용해도 사용자들은 어려움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SW를 무조건 모든 PC에 설치해야 한다는 것은 저작권자의 매출확대에만 초점을 둔 처사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SPC측도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소극적인 대응을 전개하다, 최근 ‘Z스트림’의 사용이 국내 90개 대학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법적대응이라는 강수로 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망=현재로서는 SPC측의 강공에 소프트온넷 측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MS, 어도비, 매크로미디어 등 거대업체들을 상대하기가 벅차다는 것을 소프트온넷 측도 인정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스트리밍 기술이 저작권에 발목이 잡힐 경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국내 차세대 SW시장에 찬물을 뿌린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부 구청에서 추진하는 SW도서관이나 정보화 시범마을 등의 PC에도 1PC 1SW원칙이 적용된다면 모든 PC에 대해 업그레이드를 비롯한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여러 스트리밍 방식의 SW사용기술 가운데 ‘Z스트림’이 유일하게 범용성을 가진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 이 기술이 활성화되기도 전에 사장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차원의 법적 근거마련과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