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02년 4월은 종합주가지수가 직전고점(937.61)을 기록한 후 기나긴 하락세로 접어든 시점이었다.
당시 국내 증시는 6개월여 전에 발생한 미국 9.11테러 직후 폭락했다가 급반전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불행히도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6개월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상승장세를 뒤로 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2년 전의 일이지만 분명 2002년 4월과 지금의 4월은 닮은 점이 많다.
2년 전 4월 처음으로 40만원대를 넘어선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장을 이끌었고 1분기 실적 발표(2002년 4월 19일) 이후 증시는 하향곡선을 그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60만원대를 돌파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고점(927)을 기록했고 실적이 발표되자 하락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증시 상황과 주가지수의 흐름은 유사하지만 제반 여건은 지금이 2년 전보다 훨씬 양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비록 정치적 변수 증가와 고유가 등은 악화된 부분이지만 전세계 실물 경기, 기업 실적, 해외 유동성 등은 2002년 4월보다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2년 전에 비해 증시 상황이 훨씬 양호한 만큼 상승세가 930선에서 일단락됐던 2년 전보다는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싣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