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물류 인프라 사업에 전격 진출한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사진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정보통신, 유통 물류, 문화 레저 등 크게 3개 분야가 급부상할 것"이라며 "그룹 각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서도 물류는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신규 사업의 하나로 추진해 나가겠다." 라고 말했다.
정 사장의 입장 표명에 앞서 SK는 이미 지난 해 초 SK(주)에서도 물류 사업의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이번 물류 사업 진출이 단순히 SK네트웍스 차원이 아닌 그룹 입장에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해 SK는 SK(주) 내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3자 물류 사업을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당시 SK는 SK해운·SK글로벌(현 SK네트웍스)·SK텔레콤 등 계열사 내부 물류 분야를 활용해 3자 물류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후 이를 외부 일반 기업으로까지 확대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내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 초 정도에 부분적으로 계열사와 외부 기업의 물류 대행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SK글로벌과 소버린 사건이 터지면서 사업이 보류됐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또 SK네트웍스가 가진 3400개의 주유소, 1700개의 단말기 대리점, 500여 개의 차량 정비소 등 총 6000 개의 소비 채널을 십분 활용해 기존 무역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꿔 SK그룹의 ‘통합 마케팅’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OK 캐쉬백, SK텔레콤 등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2000만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십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2010년 까지 기업 가치 10조 원 이상의 국내 최고 수준의 마케팅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 2010’을 수립했다." 라며 "상사 사업 중심에서 에너지·정보통신·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회사의 기업 가치를 올려 나가겠다." 라고 덧붙였다.
SK네트웍스는 올 1분기에 매출 3조3669억 원, 순이익 1289억 원,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 1008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원래 계획한 매출 3조2664억 원, EBITDA 897억 원, 순이익 330억 원이었던 영업 목표를 모두 초과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에 따라 올해 목표를 매출 13조4553억 원, 영업이익 3260억 원, EBITDA 4357억 원, 경상이익의 경우 5000억∼6000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