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과학의 날]`사이언스 코리아` 스타트

“국민 소득 2만 달러를 뛰어넘어 ‘삶의 질’이 보장되고 ‘합리·효율·창의’가 살아 숨쉬는 과학문화 선진사회를 건설하자.”

 오늘은 제 37회 과학의 날. 매년 4월 21일 ‘과학의 날’이 돌아오지만 과학기술인들은 물론 온국민에게 오늘은 그 어느 해와도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과학문화 선진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범국민 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Science Korea Project)’가 이제막 시작됐다. 과학기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21세기 창조적인 ‘과학지식강국’ 건설하고, 보다 질높은 삶을 이끌어 내 보자는 국민운동이 힘찬 출발을 했다.

 ◇사이언스 코리아란=오는 2014년까지 1단계 운동이 전개되는 사이언스 코리아는 과학에 바탕한 총체적 혁신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기술혁신 △시스템 혁신 △사회문화혁신의 삼각 축의 상호 보완을 통해 목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대학·과학자·기술자·경영인·관리 등 기술혁신 부분과 일반 국민·교육·문화예술·여성·시민단체 등이 주축 된 사회 문화 혁신이 바탕이 된다. 이에 양대 혁신을 현실적으로 가능하도록 뒷받침하는 정부와 사회 지도층의 시스템 혁신이 수반될 예정이다.

 ◇무엇을 담았나=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은 7가지 유형별 사업을 나눠 총 22개 세부 과제가 추진된다. 정부와 민간은 사이언스 코리아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이해증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탐구력 증진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과학문화 확산을 추진한다. 또 △과학문화공간 확대 조성 △경제·산업계 중심의 과학기술혁신 △시민사회가 주관하는 사회 선진화 △정부·공공부분이 주관하는 관련 시스템 혁신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22개 세부 추진 과제를 살펴보면 이공계 대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사이언스 코리아 글로벌 과학선발대를 만들어 과학 한국 개척자로서의 자부심과 글로벌 비전 확산에 적극 나서게 된다. 국민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과학채널도 신설된다.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 탐구력을 높이기 위한 과학교과서가 개발 보급되며 과학기술과 문화예술과의 상호교류 협력을 추구하는 ‘사이아트(Sci-Art)’ 축제가 열린다.

 또 가정마다 하나의 과학실험 상자를 갖는 홈 사이언스 운동이 전개된다. 대전 EXPO과학공원을 21세기 첨단과학기술 국민교육의 무대로 재생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인터넷을 통해 1000만 명 과학사랑 커뮤니티가 구축돼 모바일과 유비쿼터스 환경 등 최첨단 정보기술 인프라를 활용한 과학지식 정보 보급 사업 등이 펼쳐진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과학대중화 현장을 가다

21세기 과학중심국가 구축을 위해 과학기술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과학대중화, 과학문화 확산 사업이 정부출연연구소, 초중등학교, 과학박물관 등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과학문화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과학현장체험학교’를 시작, 20일 첫 수업을 가졌다. 그동안 KIST는 방문 신청만 받아 왔으나 직접 과학체험학교 프로그램을 기획 해서 지역 교육청과 연계하기는 이번이 처음.

 서울 성북구 용문중학교의 서성준 학생(13)은 이 수업에 참석해 수질 측정법에 대해 배웠다.

 “이 물은 오염된 것 같아요. 약을 떨어뜨리니까 색깔이 변하고 있어요.”

 그는 수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측정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옆에서 서성준 학생의 어머니(이상윤, 39, 성북구 정릉2동)가 거들었다. “학교에서는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학교가 있다는 걸 알게 돼 다행입니다. 과학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체험하지 않으면 재미있는지, 적성에 맞는지조차 모르잖아요.”

 이들 모자와 50여명의 성북교육청 과학탐구반 학생(중학교 1학년)과 학부형들은 오후에는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고 있는 지능로봇연구센터를 방문, 청소용 로봇과 베이비로봇 등 실제 로봇 움직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KIST는 우선 성북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과학탐구반 및 과학영재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총 1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연구현장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서울시내 전체 교육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래 과학자가 될 아이들을 위해 연구원 방문에서부터 돌아갈 때까지 왕복 교통편과 점심식사,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 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김유승 원장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매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프로그램이 정착 되면 전문가를 고용해 과학교육의 살아있는 현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교육청 심금순 장학사(43)는 “올해를 과학활성화의 원년으로 삼고, 각 급 학교에서 과학교육을 위해 과학활성화추진단을 구성하고 실험실 현대화 사업을 하는 등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며 “KIST 같은 연구소에서 과학학교를 열어 과학교육에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회장 이기준)도 올해부터 ‘청소년 공학교실’을 열어 전국의 초등학교와 인근 기업을 연결, 공학과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박용득)도 20일 과학의 날을 맞아 인근 초등학교생 327명을 초청 미래전쟁에 등장할 ‘다기능 국방로봇’ 소개하고 어린이용 과학도서 기증식을 개최하는 등 과학 대중화는 현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세계의 과학문화확산운동

올 들어 맞는 과학의 달은 그 어느 해와도 다르다.

 4월 과학의 달의 맞아 범국민 과학문화 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가 시작되는 등 어느 때 보다 과학문화 확산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본격적인 과학문화 운동을 펼치는 우리보다 앞서 전세계 과학 선진국들은 범국가 차원의 과학문화 확산 운동을 시작해 지식 기반 사회를 대비하는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 미국·영국·프랑스는 물론 중국 역시 우리 보다 먼저 과학문화운동을 시작하는 등 전세계가 과학기술 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각 나라들이 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총체적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미국 과학진흥협회는 1985년 ‘프로젝트 2061’란 범국민 과학문맹퇴치 운동을 시작했다. 헬리 혜성이 지구를 찾아온 1985년을 시작으로 다시 혜성이 지구를 찾는 2061년까지 계속되는 이 운동은 대학 이전까지의 모든 학교 교육과 비공식 교육 개혁을 총 망라한다. 주요 지원 사업으로 각 학년별 과학 학습 기준과 목표설정, 과학·수학 친화적으로 교과 과정 개혁 등이다. 또 과학·수학 교과서와 교재 집필 및 기존 교과서 평가, 교사 연수, 비공식 과학교육 프로그램 설계 및 수행 등이 포함됐다.

 ◇유럽=영국의 많은 과학자들은 과학의 쇠퇴가 곧 국가의 위기임을 강조하는 과학운동을 전개했다. ‘사회 속의 과학’을 주제로 한 영국의 과학문화 운동은 시민의 과학소양과 과학기술적인 생활태도 등을 강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과학을 대중화하고 과학기술을 보편적인 문화의 한 형태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영국과학진흥협회 등이 중심이 돼 다양한 학교 밖 과학 활동을 펼쳤다. 프랑스는 1996년부터 손으로 직접 과학을 접하게 해 아이들이 과학과 친숙하게 하는 ‘라 망 알라빠뜨(La main a la pate)’ 프로그램을 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과학탐구반을 확대해 사회와 연결하는 체험형 과학 교육운동이다.

 ◇중국·일본=이공계 공직자가 사회를 이끌고 있는 중국은 이공계 기피현상 등 사회 문제가 나타날 것을 미리 예측해 과학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2002년부터 건국 100주년 되는 2049년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개발도상국 이상 수준의 과학적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2049 행동계획(2049 Action Plan for all Chinese)’을 발표하고 과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일본국민의 과학기술 이해 증진(PUST·Promoting Public Awareness of ST in Japan) 운동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