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G텔레콤을 통해 출시한 MP3폰이 한달만에 7만대가 팔리면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텔레텍도 각각 KTF와 SK텔레콤을 통해 MP3폰을 출시하면서 시장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같은 MP3폰이지만 이들 3사는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MP3를 구현, 모두 나름대로 특장점을 내세우며 시장 우위를 자신하고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기능은 강화 성능도 ‘쑥’=LG전자는 ‘모뎀 복합칩’, 삼성전자는 ‘멀티미디어칩’, SK텔레텍은 ‘펌웨어(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칩’으로 각각 휴대폰에 MP3기능을 구현했다. LG전자(대표 김쌍수)가 지난 3월 출시한 MP3폰인 ‘LG-LP3000’은 퀄컴의 MSM6100칩을 사용했다. MSM6100은 통신용 모뎀과 멀티미디어 지원 기능을 동시에 탑재한 칩으로 cdma2000 1x 통신과 함께 MP3 디코딩 기능, 카메라폰 컨트롤러 기능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모뎀칩과는 별도로 주문형비디오(VOD)를 구현할 수 있는 별도의 멀티미디어칩으로 MP3를 구현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SPH-V4200에 장착한 이 멀티미디어칩은 MPEG4와 오디오를 동시에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이 칩의 오디오 부분을 별도로 분리해 MP3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시켰다.
SK텔레텍(대표 김일중)은 기존에 있는 주문형음악(MOD)폰에 탑재돼있는 오디오칩에 펌웨어를 내려받기만 하면 MP3를 구현할수 있는 방식을 채택했다. MOD와 MP3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다. SK텔레텍이 고객사인 SK텔레콤의 저작권 보호 및 기존의 서비스에 최적화해 설계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사의 컨버터 프로그램을 거쳐 MP3를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장단점은=모뎀기능과 MP3기능을 동시에 갖춘 복합칩은 단말기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멀티미디어칩이 베이스밴드 모뎀칩과 함께 들어있기 때문에 단말기를 설계할 때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며 별도의 멀티미디어칩을 쓸 때보다 가격도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전문칩에 비해 기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또 휴대폰 제조업체가 자신만의 우수한 기술을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이유로 복합칩보다는 별도의 멀티미디어칩을 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멀티미디어칩을 활용해 보다 고성능의 영상 및 음성 서비스를 지원, 경쟁사보다 고급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텍의 SW업그레이드 방식은 새롭게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없이 기존 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필요시 적기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편하다. 무엇보다도 기존 MOD 음악서비스와 새로운 MP3서비스를 동시에 제공,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SK텔레콤의 전략에 딱 들어맞는다.
◇복합칩이냐 멀티미디어칩이냐=휴대전화업체들이 서로 다른 방식의 제품을 내놓은 것은 각자 사정에 따라 시장에 적시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모든 업체가 복합칩 제품과 멀티미디어칩 제품을 동시에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한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좋은 제품을 만들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는 다양한 방식을 모두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양성이 부족한 모뎀복합칩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보급형 모델에, 멀티미디어 전문칩은 ‘하이엔드’ 제품에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