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안겨주고 싶었습니다.”
경북 울진의 작은 우체국인 근남우체국의 조정희 국장(37)이 헌혈캠페인을 통해 지난 15년간 개인적으로 모은 1000여장의 헌혈증서를 기증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조 국장의 헌헐증서 기증 사실은 지난달 경북체신청이 ‘백혈병 어린이 돕기 사랑의 헌혈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가 114장의 헌혈증서를 체신청에 보내오면서 알려졌다. 그가 헌혈운동을 펼치기 시작한 때는 22살 군복무시절. “당시 해병대 소위로 복무하던 중 인근 부대에 백혈병을 앓고 있는 동생을 둔 병사를 알게 됐고 그때 부대원들이 합심해 헌혈증서를 모아 보내준 게 지금까지 헌혈운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지금 그 병사의 동생은 완치가 돼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주위의 관심만 있다면 난치병 환자들도 완치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앞으로도 주위 동료나 이웃사람들에게 헌혈의 필요성을 알리고, 모인 헌혈증서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자신만의 헌혈캠페인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