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컴퓨터, LG IBM, 한국HP 등 국내외 PC업체들이 올 들어 할인점, PC대리점 등 신규 유통채널 확보에 본격 나서면서 과점체제가 무너지거나, 경쟁회사가 바뀌는 등 PC시장의 대결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 한국진출 이후 직접판매(일명 델 다이렉트 모델) 방식을 고집해 왔던 델컴퓨터(대표 김진군)가 최근 PC전문유통업체인 대원과 손잡고 행망 PC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HP파빌리온과 컴팩 프리자리오 등 멀티브랜드 전략을 운영중인 한국HP(대표 최준근) 역시 컴팩 브랜드 데스크톱PC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이마트, 월마트 등 대형 할인점 유통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델의 행망PC 참여로 그동안 조달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해 왔던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PC업체와 델컴퓨터, 한국HP 등 외산 PC업체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관련 델컴퓨터 관계자는 “올 1분기 국내 PC시장에서 5∼7위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HP의 할인점 채널 강화에 따라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중저가 데스크톱PC 시장을 지켜 왔던 주연테크, 현주컴퓨터와 외산 브랜드 PC업체 간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주연테크 관계자는 “외산 PC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가져가면서 지난 해까지 평균 20% 가량 격차를 보였던 국산-외산 브랜드 데스크톱PC 제품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2·4분기 대형 할인점, 양판점을 중심으로 한 출혈 가격경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연테크는 이에 따라 현재 회사 전체 매출비중의 40%를 차지하는 630개 대리점을 순차적으로 1000개까지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매출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노트북PC시장도 삼성전자의 독주체제에서 삼성전자-LGIBM의 양강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 IBM은 지난 1월 하이마트 250개 지점에서 노트북PC 판매에 들어간 데 이어 4월부터 하이프라자 전국 150개 지점에 ‘X-노트(Note)’를 전시·판매하면서 올 1·4분기 전년대비 70% 가까운 매출성장세를 기록했다. LG IBM은 앞으로 전국 1500개 디지털LG 대리점에서도 PC를 판매하면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국내 PC시장은 전년보다 6.1% 증가한 345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노트북 시장은 18%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