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정부는 2002년 ∼2006년 5년 동안 3억 9500만 유로를 나노 전자공학에 투입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가 정보 기술(IT)분야의 연구개발 촉진을 위해 추진 중인 ‘IT 리서치 2006 프로그램(2002-2006)‘ 예산 14억 5400만 유로의 3분의 1 가까운 규모인 것이다.
특히 독일 연방정부는 제품화가 가능한 나노 기술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나노전자공학 분야에 대한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지원 전략을 수립,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독일의 나노전자공학은 기본적으로 100nm(lateral dimension) 실리콘 기반 전자공학으로 정의된다. 그렇다고, 자기전자공학(magnetoelectronics)과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와 같은 비실리콘 기반 기술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지원 및 정책 =독일 정부의 본격적인 나노기술개발전략은 지난 2002년 5월 수립됐다. 당시 교육부 장관은 의회에서 연구개발 예산 계획·신진 과학자 육성, 그리고 나노 기술의 기회와 위험성에 관한 연구 계획을 발표했다. 또 올 3월 독일 정부는 ‘나노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점령한다(Nanotechnology Conquers New Market)‘ 보고서를 발행, 나노기술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독일 나노기술개발은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BMBF)와 연방경제노동부(BMWA) 그리고 공공 연구기관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며 나노전자공학과 나노 재료 분야에 집중돼 있다. BMBF와 BMWA의 2003년도 연방연구기금 1억 1200 만 유로 중 대부분인 1억 1000만 유로가 대학·연구소·기업 등의 공동연구에 투자됐으며 150만 유로는 나노기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
BMBF의 예산이 독일 나노기술 예산의 97.0%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나노재료·광기술·바이오기술·나노전자공학·통신기술·제조기술·마이크로시스템 기술분야이다.
연방교육연구부(BMBF)는 1998년부터 세부 분야별 핵심연구개발 역량의 6개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산업·과학·정치·금융권 인사들의 교류를 촉진하는 연구개발 네트워크 성격의 버추얼센터(virtual center of competence) 6개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각 센터는 40∼80여 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나노분석법 △병렬 나노구조 △나노 전자공학 △초정밀 표면가공 기술 △나노재료 △나노화학 등의 분야별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독일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소형화에 적용되는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요구되는 각각의 특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과 폭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은 전자공학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위험이 높은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술적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핵심적인 문제에 연구개발지원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칩의 고집적 소형화와 처리속도 향상을 위해선 새로운 도전재료및 절연재료, 실리콘 대체 물질, 그리고 트랜지스터나 메모리 셀 등에 대한 새로운 아키텍처 개념의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기술 및 전략= 독일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자 반도체산업의 기술력·부품 제조업체 및 조립, 활용업체의 시스템화 역량·기존 기술과 활용 분야의 특수한 요구를 결합하는 디자인 역량 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독일은 이러한 전략적인 판단속에서 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 기술 및 장비 개발, 새로운 종류의 회로 및 소자 개발, 새로운 칩 시스템 및 설계기술 개발 등 3개 분야에 연구개발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선 제조기술 및 장비 개발과 관련 100nm 이하 영역의 제조공정 개발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시설·소재와 생산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현재 최고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웨이퍼 가공·신소재 활용·온라인 공정감시 분야의 기술력을 유지, 확대한다. 또 이러한 세계적 경쟁력을 차세대 리소그래피(NG) 분야까지 확대,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은 2006년 상용화를 목표로 회로선폭 70nm급 리소그라피 기술 개발 파장 157nm 레이저를 활용한 광학적 리소그라피 공정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2010년 상용화 목표로 회로선폭 50nm 이하급 리소그라피기술 및 차세대 리소그라피(NGL) 연구개발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빔(E-beam)을 이용한 새로운 마스크생산기술 개발, 혁신적인 공정기술 개발, 회로선폭 100nm 이하 기술에 요구되는 소재 및 박막시스템, 고집적을 위한 3차원 통합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독일은 새로운 회로 및 소자 개발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회로선폭이 50nm 이하가 되면 불가피하게 전통적인 CMOS 기술을 탈피한 새로운 소자들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고성능, 고효율, 저손실, 저비용을 실현하기 위해 메모리 용량과 처리속도의 향상뿐만 아니라 주파수와 대역폭 확대에 대한 요구 역시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중요한 연구개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은 나노전자 공학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혁신적인 실리콘 기반 초고집적 나노전자회로 및 시스템과 새로운 응용 분야를 위해 고도로 복잡한 실리콘 회로구조 및 시스템, 자기전자공학 및 스핀트로닉스, 실리콘 기반 전력전자소자 및 시스템 혁신 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끝으로 독일 칩 시스템 및 설계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칩 부문의 세계적 경쟁으로 인해 생산성과 효율성의 제고뿐 아니라 전체 시스템에 대한 경쟁력도 확보가 중요해서다. 이에 따라 독일은
혁신적인 신호 및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및 아날로그 칩 아키텍처, 처리속도는 향상시키면서 에너지소비를 줄인 절전형 회로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또 1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기가급 복잡성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방법 및 기술을 개발중에 있고 설계 자동화 및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 협력도 시도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유럽의 나노 육성 전략
독일 이외 유럽 국가들도 미국·일본과 마찬가지로 나노과학기술에 많은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원 형태는 유럽연합에서 약 2900만 달러,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유럽 전체의 나노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액 규모는 1억 84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EU국가 중 프랑스는 지난 2000년 나노기술투자 규모 3위를 차지한 바 있을 정도로 나노 기술에 국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1999년부터 마이크로·나노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나노구조 물질을 포함한 물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나노기술 센터를 설립 중에 있다.
프랑스는 나노기술연구 개발 및 산업화의 거점 확보를 위해 15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자, 나노기술연구센터인 ‘MINATEC(Micro electronics Nano Technology)‘을 2005년 완공할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프랑스 나노기술 연구개발은 CNRS(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 que)와 CNES(the French Space Agency)·CEA(the Atomic Energy Agency)의 3개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CNRS는 60여 개의 물리 및 화학연구소와 500여 명 연구원이 참여하는 나노입자 및 나노구조화 소재에 관한 연구프로그램을 착수하고 있고 전체 예산의 2%인 연간 약 4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집중 연구분야는 분자전자공학, 광폭 밴드갭 반도체 및 나노자성체, 촉매, 나노필터, 농화학, 나노콘크리트 등이다.
CEA는 1960년대부터 원자력 시설에 탑재하는 반도체 소자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한 이후 반도체 소자, 전자장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노기술 지원사업으로는 마이크로·나노기술분야의 웹서비스·미래 반도체 기술을 위한 나노구조 물질개발 연구·환경 친화적 처리 연구 등의 프로젝트가 있다.
프랑스는 CNRS를 중심으로 약 40개의 연구소와 약 20여 개의 화학 관련 연구소에서 나노 입자와 나노구조화 소재에 관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집중 연구 분야로는 분자전자공학·반도체 및 나노자성·촉매·나노필터 등이다. 특히 지금까지 구축한 생명공학 분야에 나노기술을 접목한 연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스위스는 핵심 주력인 정밀가공과 의약산업에 바탕을 둔 나노과학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스위스는 나노기술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을 비교적 일찍이 시작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나노 기술을 국가연구과제로 지목,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 나노기술은 두 가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원자현미경 분야와 탄소 신소재(탄소나노튜브)분야이다.
나노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주요 정부 기구는 스위스 과학재단(Swiss National Science Foundation)으로 나노 기술 연구 사업을 선정하고 나노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스위스 과학재단은 Commission For Technology and Innovation(CTI) 등 기구와 산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기초연구를 중점적으로 하지만 산업응용도 배제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영국은 일찍이 나노기술에 관심을 갖고 1986년 국가나노기술전략(NION)을 발표 한 후 나노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난 이후 나노과학과 관련한 산발적인 연구 지원은 계속되어 왔지만 국가적인 나노기술 정책 수립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나노기술개발은 정체기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나노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영국은 지난해 7월 6년간 9000만 파운드를 나노기술의 산업화지원에 투자하기로 했다. 5,000만 파운드는 산학 공동연구 지원, 4000만 파운드는 영국 마이크로 나노기술 네트워크구축에 투자된다. 이는 산업계의 최신 나노기술연구와 시설자원 이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영국의 나노기술 시장개발을 유도하게 된다. 영국 전역에서 나노기술의 산업화 기회를 최대로 이끌겠다는 심산이다.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주요 나노기술 센터는 학제간 연구협력단(IRC)과 대학기술혁신센터(UIC)가 있다. 나노기술학제간 연구협력단은 나노-바이오 소자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고 과학과 공학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영국은 뉴캐슬대 등 북동부의 5개 대학에 대학기술혁신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5개 대학은 표면공학·화학 및 생물 센서·생의학 나노기술·생명기술분야를 연구하고, 영국 북동부의 나노기술 연구개발 및 상업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밖에 스웨덴은 나노 기술이 나아가야 할 분야로 정보통신(IT)·재료·바이오 분야를 선정하고 대학·연구소·산업체 연구원들의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나노네트워크(NanoNetwork)라는 포럼을 창설,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