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경기의 뚜렷한 회복세에 힘입어 이번주 발표된 해외 IT기업들의 1∼3월 경영실적이 대체로 기대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소니는 휴대폰 판매호조와 환차익에 힘입어 적자폭을 크게 줄였고, 모토로라 역시 카메라폰 수요를 기반으로 분기 순이익이 세 배나 증가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도 긴 구조조정의 터널을 나와 통신장비분야에서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1위의 이통업체 차이나모바일은 지속적인 고객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일인당 매출저하로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발표했다.
◇소니=지난달 끝난 2003 회계연도 4분기(1∼3월) 순손실이 387억엔(미화 3억5800만달러)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에 비해 손실규모가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소니는 4분기 매출실적도 작년 동기보다 7.3% 증가했으며 지난 2003 회계연도 전체 순익을 집계한 결과 애널리스트 예상치보다 60% 늘어난 8억1100만달러(880억엔 규모)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개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소니에릭슨의 휴대폰 판매 호조와 엔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세계 2위 휴대폰업체인 이 회사는 1분기(1∼3월) 순익이 6억900만달러, 주당 25센트로 작년동기의 1억6900만달러, 주당 7센트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매출도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20억달러 이상 늘어난 86억달러로 집계됐다. 모토로라는 지난 1분기에 카메라폰을 비롯한 최신 휴대폰 판매가 67%나 급증한 데 힘입어 지난 1990년 이후 분기별 순이익에서 최고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은 신임 에드워드 잰더 CEO가 당초 예상했던 모토로라의 1분기 휴대폰 판매 증가율 25%선을 훨씬 능가한 것으로 투자자들도 놀라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미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달까지 회계연도 2분기(1∼3월)에 6800만달러(주당 2센트)의 순이익을 올려 흑자기조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루슨트측은 2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에 비해 9% 감소한 21억9000만달러로 집계됐지만 당초 예상치는 소폭 넘어선 실적이라고 설명했다.이 회사는 그동안 지속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통신장비분야에서 지난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루슨트측은 올해 매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모바일=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 1분기(1∼3월) 순이익이 작년대비 4.6% 증가한 93억9000만위안(11억30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매출 역시 작년대비 12% 증가한 421억위안을 나타냈다. 이러한 실적은 매출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일인당 매출이 낮아지는 중국통신시장의 과열경쟁을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이다. 한편 차이나모바일의 지난 1분기 신규가입자수는 860만명으로 집계돼 지난 3월말 현재 총 가입자수는 1억5030만명에 달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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