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매장을 찾아서]부산 러브리전산

“수출로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려 합니다.”

 부산 해운대의 벡스코(BEXCO)에 위치한 전산소모품업체 러브리전산의 이승준 사장(42)은 확신에 차 이같이 밝혔다.

 러브리전산은 마우스·스피커 등 컴퓨터 주변기기에서부터 프린터용 잉크·토너, 공CD 등 전산용품을 공급하는 업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자신하는 이 사장의 말투는 마치 제조업체의 사장을 연상시킨다. 앞뒷말을 다 떼고 들으면 만용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한 내용을 파고 들면 단순히 호기를 부리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러브리전산의 성장과정을 들여다 보면 ‘실현가능성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러브리전산은 지난 89년 삼보컴퓨터 대리점에서 출발했다. 이후 중앙컴퓨터상가로 자리를 옮겨 컴퓨터 대리점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고 이어 동래의 부산컴퓨터상가에 PC유통점포를 개설, 도매시장에 진출했다. 벡스코의 전산소모품 점포는 확대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착실한 발전의 경로를 밟아온 것이다.

 이 사장은 이를 근거로 “러브리전산의 수출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아이템은 기존의 제품에 아이디어 개념을 도입한 CD케이스. 물류 부문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기대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수출지역은 놀랍게도 선진국인 일본이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소모품을 들여와 저가에 판매하는 다른 전산용품점들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행보다.

 이 사장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이같은 ‘무모한 짓(?)’까지 가능하게 했다”며 밝게 웃는다. 한편으로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있어 돌파구를 찾다보니 제조업에도 손을 대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에서 전자유통 신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할인점 시장도 경쟁이 만만치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실제 부산 전자유통 부문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향후 발전 가능성은 낮지 않지만 당장 업체들에게 떨어진 곤경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다른 집단상가도 마찬가지겠지만 많을 땐 60여곳에 달했던 벡스코 집단상가 내 점포 수가 현재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제 ‘집단상가’라는 명칭을 유지할 수도 없을 지경이 됐다.

 이 사장은 “옥석이 구분되는 과도기라고는 해도 너무 힘들어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토로한다.

 현재 러브리전산의 사업범위는 일반 소비자 대상의 소매는 물론 도·소매를 망라한다. 해운대 신도시 주민들과 벡스코를 찾는 관람객들의 관심 덕분인지 소매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고 이 사장은 밝힌다.

 특히 기업체들이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별한 영업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사장은 “그저 충심으로 대한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수출이 잘 되든, 혹은 내수가 잘 되든 러브리전산은 향후의 시장상황 변화에도 ‘모든 전산용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며 소비자들의 편리함을 위해 모든 힘을 쏟는다’는 원론적인 태도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부산=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사진:부산의 전산용품업체 러브리전산은 착실한 성장기반을 바탕으로 지역 유통업체로서는 드물게 제조업 부문에 진출해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승준 사장(가운데)과 직원들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