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전만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휴대폰 시장을 80% 이상을 장악했다. 이 시장에 팬택&큐리텔이 도전장을 냈다. 후발 주자로 양강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제품, 브랜드, 마케팅 3박자가 맞아야만 살 수 있었다.
팬택&큐리텔 최고마케팅경영자(CMO)인 최동원 상무(49)는 최일선에서 ‘큐리텔’ 성공을 일궈냈다. 내수 시장 진출 1년반만에 10∼15%의 시장점유율을 냈다. 그것도 세계에서 제일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말이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래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그의 마케팅 철학이다. 교과서처럼 원칙에 철저하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팬택&큐리텔의 전략 마케팅 부문장으로 일해 왔다. 그는 곧바로 ‘큐리텔’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내장형 디지털 카메라를 탑재한 카메라폰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무렵, 그는 팬택&큐리텔을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포장했다. 제품 출시도 앞당기면서 카메라폰 기업 이미지를 심었다.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 요구에 최대한 빨리 접근하도록 노력했다. 1년 후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시장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물론 기술력도 뒷받침됐다. 고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단 데뷔에는 성공을 했다.”
그는 회사 안팎에서 지난해 2월 내수 시장 진입 3개월만에 국내 카메라폰시장 점유율 25%를 점유하며, 카메라폰 2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택&큐리텔은 이를 기반으로 130만화소 메가픽셀 카메라폰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카메라폰 강자로 자리매김을 확고히 했다.
그는 양강구도가 정착한 시장에 신규 브랜드로 진입하면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렇게 나오게 된 게 ‘So Coool Curitel`이라는 슬로건이다. 이후 업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범선 여행, 7대 불가사의 원정대 등 ‘쿨’한 마케팅 기법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젊은층을 겨냥해 인기가수 윤도현과 보아를 모델로 내세운 것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말했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는 얘기다. 팬택&큐리텔은 올해 1분기 내수시장에서 95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52% 신장한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아직 선발주자들과 격차가 있다. 안정적인 3강을 만들었지만 만족하기는 아직 이르다.
팬택&큐리텔은 올해 내수 2위를 목표로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보다 훨씬 거센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어디 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다. 그래서 그의 역할과 자리가 더 커 보인다. 그는 “원칙을 지키며 공정한 경쟁을 할 것”이라며 “큐리텔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