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 확보와 제품 공급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본격적인 증산 경쟁에 돌입했다.
TSMC, UMC, 동부아남반도체 등 파운드리 전문업체들이 생산량 증대를 위해 증산과 투자를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중인 종합반도체업체(IDM)도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는 반도체 호경기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말부터 100%를 넘어서는 등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2년간 호황이 계속된다는 전망에 따라 파운드리 업체들의 증산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업체 공격적 증산=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기존 대만의 300㎜ 라인인 팹12의 생산능력 확대와 팹14의 신설을 추진중이다. 또 상하이 공장에도 신규라인인 팹10의 건설에 들어갔다. 연말경에는 이들 라인이 모두 가동, 월 총생산량이 200㎜ 웨이퍼 기준으로 지난해 36만장에서 6만장 가량 늘어난 42만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2위 업체인 UMC도 대만 내 팹12와 싱가포르의 팹 설비를 확장, 올해 말까지 월 생산량을 200㎜ 웨이퍼 기준으로 22만장에서 대략 4만장 정도 증가한 26만장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도 투자 확대=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300㎜ 웨이퍼 월 7000장 생산 규모의 신규라인 중 일부를 파운드리 서비스에 활용, 300㎜기준으로 월 700장 정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존 라인의 파운드리 서비스와 함께 신규 라인의 5∼10% 정도를 수탁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서비스 생산량 증대 및 하이엔드 제품 공정 확보를 위해 0.18㎛ 공정 투자를 진행중이며 다른 파운드리 라인의 수율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기존 메모리 라인과의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가기로 했다.
이미 동부아남반도체는 최근 신디케이트론 계약이 마무리됨에 따라 올해 6585억원을 투자, 생산 규모를 월 4만5000장에서 5만장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동부아남반도체 송재인 상무는 “설비 보강과 함께 공정 시스템을 재배치하고 1인당 생산성을 30% 가량 올리는 등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경 및 전망=파운드리 업계에서 이처럼 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그동안 TSMC 등 주요 업체들이 300㎜ 라인을 확보했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요가 더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보기기의 소형화와 첨단화에 따라 90㎚ 공정, 0.13㎛, 0.18㎛ 등 비메모리 미세공정 투자의 필요성도 투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기존의 주요 업체 외에도 중국에 신설 파운드리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어 선발 주자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증산 및 투자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공급부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확대로 IDM들도 파운드리 서비스를 자체 소화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어 공급 부족현상이 심각해 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동부아남반도체 송재인 상무는 “주로 소비자 가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증산 노력에도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반도체 경기 호전되며 공급부족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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