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관 EDI는 어쩌나…`

기존 유료 VAN 사업 앞날 불투명…해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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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년간 KTNET이 전담사업자로서 서비스 하고 있는 ‘통관 전자문서교환(EDI)’가 정부의 e트레이드 코리아 건설 계획 수립에 있어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2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오는 7월 관세청이 ‘인터넷수출신고시스템’을 무료로 운용키로 함에 따라 앞날이 불투명해진 유료 VAN기반 통관 EDI 서비스의 사업유지방안을 놓고 관계부처간 이견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오는 6월 완료를 목표로 전자무역추진위원회가 수립하고 있는 ‘무역업무프로세스 분석(BPR/ISP)’사업 가운데 통관자동화 부문의 계획 수립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동안 무역협회는 통관EDI서비스를 중점사업으로 설정, 지난 10여년간 KTNET에 750억원을 투입하는 집중력을 보였으나 웹서비스시대를 맞아 이의 서비스를 놓고 애물단지가 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말 이후 이뤄져 오고 있는 산업자원부·무역협회·관세청 등 관련부처 간 논의에서도 견해차를 해소하지 못해 해법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무료웹 등장 VAN사업 차질=웹 통관과 VAN기반의 통관EDI과의 논의에는 ‘요금’이 핵심 사안이다. 관세청이 제공하게 되는 웹 통관시스템은 무료이기 때문에 유료로 제공하는 KTNET의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사업 수익이 떨어지게 돼 장차 사업 운영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웹 방식의 통관은 기술발전에 따른 시대적인 흐름이며 통관EDI와 공존해 이용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2년간 KTNET에 독점사업권을 준 것에 대한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상철 관세청 사무관은 “장단점이 뚜렷해 당분간 두 방식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떤 방식을 이용할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학희 KTNET 이사는 “10여년간 공공성을 앞세워 투자에 집중해온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한 점도 있다”며 “그러나 기술 흐름에 따른 발전으로 인식하고 통관EDI의 서비스 확충과 수수료 인하 등을 적극 추진해 고객 이탈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적 인프라 “유지 발전돼야”=KTNET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무역협회는 통관 EDI 서비스를 위해 지난 12년간 700여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국가적인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적인 자원 낭비라고 항변했다. 정윤세 무역협회 e트레이드 팀장은 “웹 방식에 비해 VAN망의 안정성, 문서표준화, 확실한 책임소재 등의 탁월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서비스에 3만5000여개의 커뮤니티가 연결돼 있어 유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자부는 ‘웹과 EDI 방식’을 놓고 효율성을 검토해 무역BPR/ISP 사업에 적용하겠다는 입장. 신성주 산자부 사무관은 “웹 방식에 대한 장점이 많이 부각되고 있으나 통관 EDI 서비스도 그에 못지않은 효과가 있어 정부차원의 무역업무 활성화 차원에서는 면밀하게 따져 봐야한다”며 “현재 통관EDI 서비스도 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이를 적극 검통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안없나=업계 전문가들은 대용량의 트랜잭션 등을 처리할 때는 VAN기반의 통관EDI 서비스가 안정성이 높으며 전국 700여 관세사 중 대형업체들은 레거시시스템과 통관EDI 서비스를 직접 연결해 이용하기 때문에 인증을 받아야하는 웹 방식에 비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소규모 통관 업무는 관세청의 웹 방식을 사용하고 안정성과 비밀성을 보장해야하는 대형 업무는 통관 EDI를 이용하는 2분법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웹EDI 방식의 개별기업이나 은행들의 서비스를 묶어 중계하는 허브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