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도움없이 난자끼리만의 결합 방식으로 개체를 발생시키는 연구가 성공했다.
마크로젠(대표 박현석)은 서정선 서울의대 교수팀·고노 도모히로 일본 도쿄농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생쥐 난자의 유전자를 조작해 정자와의 수정 과정 없이 난자끼리만 결합시키는 처녀생식(parthenogenesis: 단성생식)으로 생쥐를 만들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22일자 과학전문잡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유성생식으로 번식하는 포유류를 처녀생식방식으로 개체를 발생시킨 최초의 사례로 정자나 난자 한쪽만으로 포유류가 정상적인 개체 발생을 할 수 없다는 학설을 깬 연구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도쿄농대의 고노 교수팀이 주도했으며 마크로젠 등 한국 연구팀은 단위생식으로 태어난 생쥐와 정상적으로 태어난 생쥐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비교 분석하는데 필요한 DNA칩 기술을 제공했다.
양국 연구팀은 추후 난자로 자라게 되는 실험용 쥐의 미성숙 난자 모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정자와 매우 유사한 구조로 변형시킴으로써 실험에 성공했다.
마크로젠은 이 과정을 통해 태어난 생쥐가 지난해 1월 출생한 뒤 현재 14개월 됐으며 여전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정상적으로 새끼도 출산했다고 설명했다.
박현석 마크로젠 사장은 “이번 연구는 생쥐복제 및 생쥐를 이용한 유전자 기능연구와 DNA칩 및 바이오인포매틱스에 의한 유전자발현 분석기술이 결합해 나온 성과”라며 “앞으로 국내 유전자연구에서도 DNA칩을 이용한 유전체 수준에서의 거시적인 접근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가 인간에게 적용될 경우 여성의 난자만으로 2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윤리적인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