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 개편 기류 어디로 흐르나‘
25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에 따르면 참여정부의 4·15총선 승리로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측 속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오는 하반기부터 현실로 다가올 정부 추진 조직 개편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배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과기계는 크게 3가지로 파악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를 예상하며 조바심하는 부류, 지켜 보자는 관망파가 있는가 하면 지방분권화와 맞물린 개편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5월 초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가 출연연기관장 간담회를 열 예정이어서 큰 그림이 나올 시점도 멀지 않은 듯 하다.
◇일각선 급격한 변화올까 조바심=출연연들이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소속이 어디로 정해지느냐이다. 소속에 따라 개편 방향이 어느 정도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인 한국과학재단이나 연구단지관리본부 등은 과학기술부가 R&D기획 총괄 기능으로 전환할 경우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골치 아픈 기관 중의 한 곳이다.
대학의 기초 과학을 중점 지원하고 있는 한국과학재단의 경우는 교육인적자원부로 이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학술진흥재단의 이공계 지원과 과학재단의 대학 지원 사업이 성격은 다소 다를지라도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데는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
◇일부선 일단 ‘두고보자’=기계연구원의 경우는 조만간 개혁 논의가 활발해지면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기로 방침은 정했지만 일단은 ‘두고 보자’라는 입장이다.
슈퍼컴 운영과 초고속연구망, 지식정보 유통 등이 핵심사업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상대적으로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슈퍼컴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망과 유통 접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조직개편의 칼날은 피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출연연을 50∼60개로 분화하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방안이 국무조정실의 계획 가운데 단지 한 개의 방안일 뿐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실제 출연연의 조직 분화가 운영상 또 다른 비효율적인 구조를 만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데다 대부분의 출연연구기관들이 반대하고 있어 세부적인 방침이 정해지기까지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
◇지방 분권화와 맞물릴 듯=출연연의 개혁은 단순히 조직개편 차원이 아니라 지방분권화와도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제주 분원 추진을, 항공우주연구원은 증평 제2연구소 설치를 각각 천명한 바 있다. 또 원자력연구소는 이미 정읍지역에 첨단방사선연구센터 설립에 착수했고, 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생명공학연구원이 충북 오창지역에 분원을 설립하는 등 정부의 지방 과학화 및 특화단지 산·학·연 연계 조성사업과도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STEPI 보고서를 개혁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으며 뿐이고 개혁을 하더라도 출연연 스스로 추진하도록 할 뜻을 밝힌 상태”라면서 “오는 5월초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가 마련하는 출연연기관장 간담회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큰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