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유통 업종의 중견·중소기업(SMB)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돼온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가 금융·공공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공공 정보화시장은 다른 민간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과 서비스 질을 요구하고 있어 ASP가 이 시장을 파고든다는 것은 외형적 성장과 함께 질적 향상을 이뤄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및 데이터 유출과 같은 보안성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ASP 확산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으로 간 ASP=금융시장의 ASP는 이제 개화기를 맞고 있다. 각 금융기관이 정보 시스템의 총 소유비용(TCO) 절감을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어 향후 적용범위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ASP를 적용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은 약 30∼4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뱅킹 솔루션 전문업체인 뱅크타운은 현재 국민·기업·광주·수협·전북 은행 등 제1 금융권 9개사, 텔슨상호저축은행·토마토상호저축은행·경북상호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 13개사에 인터넷뱅킹 ASP를 제공하고 있다. 또 안철수연구소도 우리·제일·한미·하나은행 등과 삼성생명·대신증권 등 제1·2 금융권에 온라인백신, 개인 방화벽 등의 ASP에 나서고 있다. 증권시스템 전문업체인 두리정보통신·미래로가는길 등도 서비스 부문의 매출 확대 전략을 수립, 홈트레이닝시스템(HTS)의 ASP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솔루션 업체인 코드셋의 경우 외국계 투자 전문기업인 ABM암로사의 서울지점에 증권투자신탁 관리시스템을 ASP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지자체와 만난 ASP=그동안 정보화에 미온적이거나 자체 시스템 구축 방식을 채택해 온 지자체도 재해복구·건설복지 등의 관리 업무에 ASP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ASP방식의 관리시스템은 담당 공무원은 물론 민원인, 하도급 업체 등과도 인터넷을 연계한 공동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명행정의 토대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공사, 대전광역시의 지하철 1호선 정거장 공사에 ASP방식의 건설 관리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전라북도 무주군도 지난해 13개 하천의 수해복구 현장관리에 이어 최근 축산폐기물 처리장 건설사업 관리시스템에 ASP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정보통신부가 지난 2001년부터 실업계 고교생 대상 정보화 인력양성 사업에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정보화 솔루션 교육을 ASP로 진행하고 있다.
◇향후 전망=아직은 ASP가 금융기관의 핵심업무 시스템에 적용되기는 이르지만 대고객 서비스와 밀접한 업무를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수시로 변화하는 상품 서비스를 위한 업그레이드와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금융기관이 느끼는 매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공 부문의 ASP 채택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교육·전자정부 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정부도 전자정부 구현사업에 ASP를 포함한 웹서비스 모델의 적용을 검토중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일본은 이미 총무성이 ASP를 활용해 3300개 지자체의 정보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정부과 공공 부문이 ASP 채택에 적극 나설 경우 이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